- 다우·나스닥, 주요지수대 정복 '실패'
- EU 25개국, 신재정협약 서명 완료
- 스페인, 재정적자 목표치 상향 조정
- 독일 소매판매 예상 외 감소 등으로 유로화 약세
- 공급 우려 떨친 유가 하락에 시장도 '안도'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종일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이다 끝내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무리했다. 주요 경제지표 재료가 없었던 데다가 투자자들도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하면서 거래폭도 크지 않았다.
무엇보다 최근 시장의 랠리가 전개된 이후 경제의 속도에 비해 증시가 너무 빠르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부담감이 커졌다. 유럽 채무 위기가 간신히 봉합되는 가운데, 아직 근본적인 문제는 살아있고 또 위기 파급효과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하다.
스페인이 재정적자 목표를 상향조정하고 독일 소매판매 결과가 예상외 감소세를 보였다는 소식 이후 유로화가 크게 약세를 보이자, 주가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02%, 2.73포인트 떨어진 1만 2977.5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0.32% 물러선 1369.63에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지수도 0.43%의 낙폭을 보이면서 2976.1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금주 초반 주요 지수대 돌파를 시도하면서 각각 1만 3000선과 3000선 정복에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이를 지키지 못한 채 한 주 거래를 끝냈다. 주간기준으로 다우지수는 0.05% 하락한 반면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3%, 0.4% 상승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 저점을 찍은 이후 호전된 경제지표들에 힘입어 25% 가량 반등에 성공한 상태다.
이날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새로운 재정협약에 공식 서명하고 재정 운영에 대해 보다 엄격한 규제를 지켜나가기로 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영국와 체코를 제외한 유로존 17개국 및 8개 국가는 새 재정협약에 서명하고 향후 채무 위기 등에 대한 공동 체제를 견고히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회원국의 예산 수립을 포함한 재정운용 전반에 대해 EU 집행위원회의 개입 자격이 주어졌으며 누적 채무와 재정적자는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60%, 3%선으로 제한된다.
이날 스페인은 재정적자 목표치를 상향 요청하기도 했다. 스페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이 올해 유로존과 약속했던 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치를 4.4%에서 5.8%로 올렸다고 밝히면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라호이 총리는 오는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GDP대비 3%대로 낮추겠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주변국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유가는 다행히 이날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사우디 아라비아의 송유관 폭발 소식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진 데다가 내주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이란 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해 관심이 집중돼 있는 모습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주민 부총재는 "단기적인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은 미국 경제 회복을 방해할 수 있으며 신뢰할 만한 포괄적 재정 계획의 결여는 중기적 경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돕기 위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가 하면 "유럽의 위기가 악화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경우 중국의 성장률은 4%p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S&P의 대부분 섹터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와 산업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옐프(Yelp)는 데뷔 첫날 무려 63.6%의 급등을 기록하며 IPO 당시 가격을 크게 상회했으며 유가 하락 여파로 엑손모빌은 0.5% 내려 앉았고 쉐브론도 0.12% 소폭 하락했다.
허니언&월쉬 에셋매니지먼트의 케빈 만 대표는 "시장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며 "이번주 경제지표들의 개선 흐름이 있었지만 중동지역의 긴장국면과 유로존 문제로 인한 원유 가격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