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모처럼 미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연출했다. 독일의 경제지표 부진과 스페인의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 상향 조정 소식이 달러 ‘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를 추가로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엔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를 부채질했다. 원유를 포함한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 통화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81% 내린 1.3203달러를 기록, 1.33달러 아래로 밀렸다. 유로/엔은 108.03엔으로 강보합을 나타냈다.
지난 1월 독일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1.6%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로/달러는 1.33달러 아래로 밀렸다.
GFT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외환 리서치 디렉터는 “소매판매 지표는 변동성이 크고 상당폭 수정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지만 이번 1월 독일 지표는 민간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그만큼 부채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경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민간 소비가 강하게 살아나지 않을 경우 독일 경제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1월 소매판매 감소는 올해 1분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시간을 벌어준 것이 사실이지만 부채위기로 인한 침체라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유로/달러가 저항선인 1.35달러를 뚫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 하락폭이 확대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달러/엔은 81.82엔을 기록해 0.86%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79.39로 0.6포인트 올랐다.
달러/엔의 상승과 관련, 우에다 할로우의 야마우치 도시야 애널리스트는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일본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BOJ가 다음 정책회의 때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엔 매도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한편, 남아공의 랜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1% 이상 급락했다. 달러/랜드는 7.5195랜드를 기록해 1.02% 상승했다. 노르웨이의 크로네 역시 약세 흐름을 탔다. 달러/크로네는 0.62% 오른 5.6123크로네를 나타냈다.
이밖에 유로/캐나다달러가 0.52% 떨어진 1.3028달러로 2주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