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망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이것이 입회금 반환에 몰린 골프장들의 현주소다. 입회금은 골프장 공사비 등으로 이미 다 쓴 뒤다. 회원에게 내 줄 돈이 없는 것.
지난 23일 경기도 포천의 가산노블리제CC(27홀)가 250여억원의 세금 체납으로 영업이 중단됐다. 포천시는 이 골프장을 자산관리공사에 공매를 의뢰한 상태다. 4~5억원에 이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받은 400여명의 회원들도 피해가 불가피해 졌다.
가산노블리제CC의 영업중단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뇌관에 불을 붙었다. 가산노블리제CC와 마찬가지로 많은 골프장들이 전체 공사비의 10% 정도만 땅값 계약금과 인허가비 등으로 마련한 뒤 나머지는 모두 PF로 자금을 충담했다. 회원권을 팔아 갚으려고 한 것이 회원권 미분양 속출로 덜미가 잡힌 것이다.
PF로 골프장 시공을 맡은 건설사도 죽을 맛이다. 삼부토건(타미CC), 서해종합건설(아덴힐리조트앤골프클럽), 한솔건설(탑블리스CC) 등등. 2005년 이후 PF로 골프장을 추진한 업체는 100여곳에 이른다. 그래서 가산노블리제CC의 영업중단은 골프장의 연쇄도산을 알리는 서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의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입회금 반환금액 추정’ 자료를 보면 그 심각성을 직감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입회금 반환 청구에 몰린 골프장은 21개소에 입회금 반환 규모는 1조44억원에 불과했다. 2005년 분양한 골프장들이다. 제주(39.1%)와 영남권(32.8%)이 전체의 50%을 넘었다.
지난해에 입회금 반환이 도래한 골프장은 39개소에 달했다. 입회금 반환금액은 2조931억원에 이르렀다.
올해 입회금 반환을 앞둔 골프장은 국내 전체 골프장의 10%가 넘는 47개 업체(2007년 분양)로 입회금 규모만도 3조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3년 새 회원권 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입회금 반환에 몰리는 골프장은 분양가가 최고점에 달했던 5년 전에 분양한 골프장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골프장측은 반환기간 연장을 회원들에게 요청하는 가 하면 분할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입회금 반환 소송까지 줄을 잇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회원권 가격 폭락이 분양률 저조로 이어지는 악순환 탓에 기존 골프장은 물론 신설 골프장까지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골프장 컨설팅 업계에 따르면 이미 매물로 나와 있거나 인수ㆍ합병(M&A)을 타진 중인 골프장만 6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회금은 골프장의 부채다. 골프회원권을 분양하면서 받은 입회보증금’은 5년의 거치기간이 지난 후 회원이 반환 청구를 하면 되돌려줘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회원제 골프장들이 입회금을 공사대금, 땅값 등에 지불했기 때문에 예치해 놓은 반환자금이 거의 없다는 것.
역시 입회금제로 운영중인 일본의 경우 1990년대 1750개 회원제 골프장중 절반에 가까운 800개 이상이 부도났고 골프회원권값도 95% 이상 폭락했다.
실거래가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졌지만 입회금 반환에 큰 문제없는 골프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카이밸리CC는 1악2000만원에 분양했으나 실거래가는 8000만원대다. 센추리21CC 또한 1억원에 분양했다. 실거래가는 역시 8000만원대다. 프리스틴밸리CC 등은 입회금 반환이 5년 연장된 상태다. 5억5000만원에 분양한 렉스필드CC도 입회금 반환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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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