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될 수 있어도 명품(luxury) 기업들은 잘 나간다"
프랑스의 에르메스, 루이비통, 영국의 버버리, 멀버리, 이탈리아 페라가모 등 세계적인 명품 제조업체 주식에 대한 관심이 증권사 VIP 고객들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이들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관련 신탁상품도 출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주요 증시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으며 20~30%나 주저앉은 반면 명품 업체들의 주가는 꿋꿋했다.
프랑스 증시의 CAC 40지수는 지난 2010년말에 비해 현재 17.84% 하락했다. 에르메스 주가는 같은 기간 53.01%나 치솟았다.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오르, 마크 제이콥스, 펜디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LVMH는 7.72% 하락에 그쳤다.
이들이 '명품 수익률'을 올린 데에는 중국 등 신흥국 부자들이 명품 싹쓸이에 나서며 실적이 늘고있기 때문이다.
LVMH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가 재점화한 지난해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60억 1000만 유로의 매출를 기록했다. 특히 시계와 보석 부문은 2배 가까이 증가했고, 패션과 가죽 상품들은 14%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전년보다 15% 늘어난 160억3000만 유로였다.
한 조사기관은 전 세계 명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2670억달러(약 300조원)에서 2014년에는 3180억달러(약 350조원)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평균 8%씩 고속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명품시장의 성장과 명품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맞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하는 PB지점이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대형 증권사 PB영업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유럽 명품기업 주식을 편입하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에도 명품시장의 성장이 지속되고있고, 위기가 해소되면 성장세는 더 가파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있다"고 귀띔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유럽지역 증권거래 결제 건수는 4300건, 금액은 2억 7500만달러에 달했다.
증권사들도 이런 수요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말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국가를 기존 6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대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11월 28개국으로 늘리고, '해외주식 나이트 데스크'를 운영해 주문 및 투자상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며 "MSCI지수에 편입된 국가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고 앞으로 OECD 국가들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직접투자 시스템을 갖추는 동시에 매매 수수료 인하도 준비하고 있다.또 유럽 명품 주식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인 '노블레스'도 출시했다. 이 상품을 통해 에르메스, 버버리, 루이비통 등 주식을 살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용훈 과장은 "'노블레스' 가입규모가 아직 그리 크지는 않지만 관심이 늘고있다"며 "명품 기업 주식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 상장돼있어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장준필 글로벌사업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에 씨티은행 주식에 투자, 100%의수익을 낸 경우도 있었다"며 "여러 번의 큰 위기와 극복 과정을 경험한 국내 투자자들은 위기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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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