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의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공격 경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정 회장의 새해 벽두 행보가 탄력을 보이고 있다.
실제 13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은 의류업체인 한섬을 인수합병(M&A)했다.
이번 M&A는 정 회장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의 후문이다. 올초 회장은 한섬 정재봉 사장을 만나, 직접 담판을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초부터 정 부회장이 보폭을 넓힌 행보의 이유는 한가지다. 2010년 선포된 '비전 2020' 가운데, 유망사업에 대한 M&A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을 만들기 위함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그룹 매출 20조원, 경상이익이 2조원, 현금성 자산 8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금성 자산이 2013년 2조여원, 2015년에는 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이를 바탕으로 ▲ 금융 ▲ 건설 ▲ 환경 ▲ 에너지 등 신규부문에 대한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청사진은 정지선 회장의 특유의 오너 경영이 손꼽힌다.
특히 한섬 M&A를 통해 현대홈쇼핑은 사업 다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홈쇼핑은 의류업체인 한섬의 지분 34.6%를 4200억원에 인수함으로써 경영권을 확보하고, 패션사업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현대홈쇼핑과 한섬이 나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한섬을 M&A하겠다는 소식과 함께 M&A 결정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오후 2시15분 현재 현대호쇼핌은 전 거래일대비 4.47%(5500원) 오른 12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홈쇼핑으로의 인수가 공시된 직후 한섬 주가는 상한가 가까이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간 한섬은 전일대비 4.27%(1250원) 상승한 3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 회장은 그룹의 주력사업인 백화점의 성장성에도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대구점 개장을 시작으로 올해 청주점, 2013년 양재점, 2014년 광교점, 2015년 아산점 등으로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한섬 인수를 통해, 기존의 고품격 홈쇼핑 이미지를 확고히 함은 물론, 타 홈쇼핑과의 차별화로 사업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민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은 한섬(여성의류 업체 1위) 인수 후 패션사업 진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홈쇼핑의 유통망을 활용하여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인수가격 또한 적정하다고 판단(현재 주가 대비 25%의 경영권 프리미엄)하며 한섬의 우량한 자산가치, 현금보유금액, 지분법 평가이익은 모두 현대홈쇼핑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측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차별화를 통해 홈쇼핑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M&A에 나서게 됐다"며 "인수자금은 내부 보유현금으로 충당됐다"고 말했다.
한편 1987년 설립된 한섬은 지난해 약 5023억원의 매출과 10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부채비율도 13.0%에 불과한 우량기업으로, 타임, 마인, 시스템, SJSJ 등 고급 브랜드의 보유를 통해 국내 여성의류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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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