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이번주 출시를 앞둔 1호 헤지펀드들의 설정액이 당초 자산운용사의 목표치에 비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기대했던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더뎌지고 있는데다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BNPP, 한국운용 선전...10억 이하 설정액도
20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9개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당초 제시한 펀드 설정액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가운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비교적 활발한 초기 자금유입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경우 '신한BNPP 명장 한국주식롱숏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와 '신한BNPP 명장 아시아(일본제외) 주식롱숏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에 현재까지 각각 470억, 270억원 가량을 설정했다.
당초 설정 목표액은 두 상품을 합산해 1000억원 가량.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측은 "최종적으로 확정된 금액은 아니지만 조금 더 늘어날 여지는 있다"며 "중소형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기대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 펀드멘털롱숏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에 1차적으로 3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상황. 회사 측은 당초 예상금액이었던 500억원을 소폭 밑도는 450억원 수준에서 상품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이를 제외한 운용사의 자금 설정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H클럽 Equity Hedge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에 현재까지 100억원이 설정된 상황. 당초 목표액은 500억원 수준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앞서 1000억원을 예상했던 목표 금액과는 달리 '미래에셋 이지스 롱숏 전문사모펀드 1호' 등 각 상품이 200억원 수준에서 출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 아시아퍼시픽 롱숏 사모전문투자신탁 1호'가 목표액의 절반 수준인 250억원 가량으로 출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동양자산운용은 '동양 MY ACE 일반형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 등 두개 상품에 각 10억원씩 설정하고 최종 설정액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이번주 최종 설정액을 살펴봐야 알겠지만 당초 목표금액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며 "공개된 설정액과 실상이 다른 운용사도 많아 현재 하향조정한 설정액 역시 채우기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다"고 밝혔다.
◆ 기관투자자 "테스트 기간 필요...연초 이후 고려"
이같은 초기 자금유입의 부진은 기대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소극적이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아직 운용패턴이나 경력 등 트렉레코드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기대로 시딩에 참여하기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향후 3~6개월 간 상황을 지켜보고 차별화된 운용이 두드러진 펀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참여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나 연기금처럼 국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기관투자자일 경우 운용의 안정성 등이 가장 우선시 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언젠가 국내 헤지펀드에 투자하겠지만 아직은 이른 상황"이라며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만 어떤 투자에도 우선되는 건 안정성, 그 이후에 수익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연기금의 경우 올해 자금집행도 마무리된 상황. 삼성운용 측 관계자는 "특별 자금집행을 할 수는 있지만 연기금의 경우 절차도 복잡해 당장은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중소형 금융기관이나 증권사와 거래하던 주 법인 고객들을 통한 시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연초 이후에나 헤지펀드에 대한 본격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은 각 운용사와 증권사의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이제 헤지펀드 운용금액 규모는 운용사와 프라임브로커를 담당하는 증권사의 마케팅 포인트에 달려있다"며 "지금은 보여줄 결과가 없지만 연초 이후 최소 6개월 동안의 수익률이 가시화 되면 마케팅 전략에 따라 시장이 바라던 자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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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