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국채의 큰손 프랭클린 템플턴이 만기 도래 자금을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아니라 재투자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동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12일 “전형적인 환베팅을 하는 템플턴 펀드의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해 투자된 다른 나라의 시계열을 수년 동안 살펴봐도 장기 환율추세의 변화 없이 포지션을 변경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말 환율 전망 기준으로 원화는 여전히 기대 절상률이 가장 높은 통화 중 하나며, 원/달러 환율 1140원대에서의 자금 이탈은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그는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는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과 남유럽 위기가 확산된 8월 이후 3개월 동안 멕시코, 싱가폴, 헝가리, 말레이시아, 한국, 호주 등의 비중을 확대하고, 유럽, 미국, 일본 비중을 크게 축소하고 있다”며 “원화비중은 2년째 14~15% 사이에서 유지되는 중이지만 최근 16.7%까지 늘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후 템플턴 펀드는 룩셈부르크 소재에서 91억달러, 미국 소재에서 39억달러가 유출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자금이탈에도 불구하고 원화채권은 여전히 가장 늦게 팔아야 하는 채권”이라며 “ 11월 이후에도 3주간 두 펀드를 합쳐 70억달러가 환매되며 원화채권을 팔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지난 7일까지 최근 2주 동안 펀드로는 오히려 33억달러가 순유입됐다”고 말했다. 결국, 템플턴의 환매로 인한 이탈 가능성은 완화됐다는 얘기다.
그는 “템플턴의 고객 중 44%는 보험사, 50%는 자산운용사로 유럽계은행 디레버리지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계은행들의 자산 중 수익증권 비중도 대체적으로 1%대로 상당히 낮다”고 분석했다.
결국, 자금이탈 보다는 재투자를 내년 초로 이연하는 분위기이라는 게 신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그는 “국채 재투자는 유동성이 부족한 12월 보다는 발행도 많아지고, 유동성도 풍부해지는 1월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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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