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의 채권 발행이 목표액에 미달하면서 유로존 시장에 또 한번 충격을 가했다.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확산됐던 시장 불안감이 유로존의 심장인 독일의 국채마저 강타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했고,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독일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89%를 기록, 지난 10월 6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독일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3bp 급등한 2.15%를 기록, 미국의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을 상회, 독일과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역전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대신 독일 국채를 매입할 때 26bp의 프리미엄을 요구한다는 의미로, 최근 12개월간 독일 국채의 수익률이 미국에 비해 평균 15bp 높았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이날 독일이 60억유로 규모의 10년만기 국채 발행에 나섰으나 목표액의 절반 수준인 36억유로를 확보하는 데 그친 데 따른 파장이 국채 시장 전반에 확산됐다.
◆ 美-獨 국채수익률 역전,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금리도 급등
이날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7%를 넘은 후 9bp 오른 6,91%를 기록했고, 스페인 역시 5bp 뛴 6.65%를 나타냈다.
프랑스와 벨기에 국채 수익률은 덱시아의 분할 문제가 가닥을 잡지 못하면서 상승 기류를 탔다.
10년물 프랑스 국채수익률이 9bp 오른 3.62%를 나타냈고, 벨기에 역시 9bp 오른 5.16%를 기록했다. 독일 대비 벨기에 스프레드는 322bp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이체방크의 게리 폴락 국채 트레이더는 “유로존이 부채 위기 해결책을 가까운 시일 안에 내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독일 국채 발행의 저조한 실적을 설명했다.
반면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은 성황을 이뤘다. 재무부는 7년 만기 290억달러 규모 국채를 사상 최저 금리에 발행했다. 입찰 대 응찰률이 3.2 대 1을 기록해 최근 10회 평균치인 2.8 대 1을 웃돌았고, 발행 금리는 1.415%에 그쳤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제이슨 로건 국채 트레이딩 이사는 “유로존의 부채 위기와 최근 수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 불발로 미 국채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한편 유로존 위기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영국 국채가 강한 랠리를 연출, 10년물과 30년물 수익률을 사상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런던금융시장에서 영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bp 떨어진 2.14%를 기록했다.
장중 수익률은 2.104%까지 하락,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3.005%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3.07%를 기록, 낙폭을 6bp로 좁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