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의영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의 방향타도 상실하고 있다. 투자심리 역시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수급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이 사고 판 종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거래일 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672억원 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비중을 줄이되 특히 국제 유가 하락을 악재로 판단, 화학주와 정유주를 집중적으로 순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LG화학이다. 이 기간 1093억원을 팔아치웠다. 다음으로는 호남석유와 엔씨소프트의 매도 물량이 많았다. 외국인은 호남석유와 엔씨소프트를 각각 682억원, 63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외에도 LG디스플레이(583억원)와 삼성중공업(547억원), 고려아연(533억원), SK이노베이션(484억원), SK텔레콤(415억원), 삼성SDI(413억원) 등이 외국인 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은 무엇일까.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는 포스코가 72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KT&G(341억원), 동부화재(272억원), SK C&C(239억원), S-Oil(229억원), 이마트(21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을 살펴보면 업종 대표주 비중을 덜고 내수주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대응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외국인은 하락장에서 내수주를 사는 등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가들은 연기금(4727억원)을 중심으로 모두 213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을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을 전방위적으로 사담았다.
기관은 기아차를 1955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샀다. 이어 삼성전자(853억원), NHN(816억원), 금호석유(677억원), 엔씨소프트(664억원), 현대차(555억원), LG디스플레이(492억원),삼성SDI(440억원) 등 외국인이 털고 나가는 종목을 주로 순매수했다.
반면 철강주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각각 1743억원, 1530억원 가량 내던졌고, S-Oil(849억원), 대한항공(829억원), 현대중공업(745억원), OCI(653억원), 한화케미칼(441억원) 순으로 외국인 매도가 많았다.
오온수 연구원은 "외국인이 차화정과 전기전자(IT) 위주로 팔았고 기관이 이 물량을 받아낸 셈"이라며 "기관은 저평가 돼 있는 낙폭 과대주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최근에는 주식을 팔았다고 보는 게 맞다. 전기가스와 보험 등을 순매수했지만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관은 연기금이 대형주 위주로 사들였다"며 "중장기 저점 부근에서 가격이 싸졌다고 하면 방어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종목을 가리기보다 대표주 위주로 산다. 밸류에이션이 싸면 주식을 사는 패턴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유럽 문제가 하루 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계 자금이 좀 더 빠져나갈 수 있다"며 "당분간 외국인은 중립 이상의 포지션을 갖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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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