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국세청이 올해 세금을 더 걷기 위해 양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또한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세무조사까지 동원하는 등 연말까지 세수 늘리기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실제로 추징금을 얻어맞은 기업이 확인되면서 재계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 재정부, 올해 세수 231조원 넘길 것. 지난해보다 14.5% 급증
이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안에 세수를 5조 더 걷기로 한데 따른 조치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세수는 당초 대비 5조원 가까이 더 징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세수 예상치는 226조 9000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세수 호조로 23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세 비중은 187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으나 박 장관의 언급대로라면 19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세수 166조원보다 무려 14.5% 가량 늘어난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해에도 연초 계획보다 약 6조원 정도를 더 거둬들인 바 있어 올해도 재정부의 징수 계획보다 초과달성할 전망이다.
◆ 초과달성 압박? 파라다이스 세무조사로 200억 추징
박 장관의 언급한 규모는 전체 대비 비율로는 크지 않은 부분이지만 초과달성에 대한 압박은 분명히 작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감세정책이나 유류세 인하 등의 세수 증가를 좌절시키려는 압박요인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도 국세청에게는 무언의 압력으로 다가온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에 따라 실제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금을 부과받은 업체도 나오고 있다. 또한 연예인 등 고소득 층에 대한 세원관리도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국세청은 최근 외국인 대상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에 대해 다음달 중 추징금 200억원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한승호 애널리스트는 "국세청이 부과할 추징금 200억원은 파라다이스의 올해 4/4분기 실적에 법인세 추납액으로 반영될 예정"이라며 "이번 추징금 부과는 정기 세무조사에서 우수고객(VIP) 유치비용을 원가로 인정하지 않고 단순접대비로 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파라다이스의 3/4분기 영업이익은 2.2% 감소할 것"이라며 "추징금은 4/4분기에 반영되며 연간 순이익도 감소해 배당수익률이 당초 4.4%에서 2.5%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국세청이 기존에는 관행처럼 인정했던 것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설명이다.
◆ '국민MC' 강호동 추징도 비용처리 관점 변경때문인 듯
또한 최근 불거진 국세청의 인기연예인 강호동씨 등에 대한 추징금 사례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씨에 대한 추징세액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가산세 등을 포함해 매년 2~3억원씩 모두 7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강씨 측에서는 세금문제를 담당 세무사에 맡겨 처리했으나 다만 실무 비용 처리 과정에서 국세청의 입장과 다른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강호동 사건과 파라다이스 사례의 공통점은 두가지 사안이 모두 기존과는 다르게 비용 처리에 대한 판단을 변경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의 경우 보통 3~6개월 걸리지만, 빠른 경우에는 1개월 이내에도 끝나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이와 함께 국세청이 더 많은 세금을 거두기 위해 비용 처리 지침을 강화한 것은 아닌지 또한 국세청의 내부 업무처리 지침이 재정부 장관의 '말 한마디'에 따라 이현령비현령식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국세청 "자진납부 92% 넘어" 조사 성과부분 크지않다
이에 대해 또다른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 세수와 관련 특별하게 언급할 만 하거나 예측되는 점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수 예측을 할 때 기본적으로 국민이나 기업이 자진납부한 부분이 92%가 된다"며 "따라서 세무조사 등을 통해서 노력해서 들어오는 부분은 나머지 가운데서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징을 해서 돈이 들어오면 올해 세수에 포함되는 것은 맞다"며 "한국은행에서 자금 관련 통계를 통해 분석이 다 나오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특별한(보고하거나 지시받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