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워싱턴/곽도흔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조정이 중앙은행의 역할로 그런 의미에서 기대인플레 심리를 낮춰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금리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그러나 "(금리를 올릴 경우)내년 임금인상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중수 한은 총재는 22일(현지시간) 오전 조찬을 겸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물가관리와 금리 정책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상승률 4%대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한 것과 관련해 "물가가 8월에 기온이상으로 오른 뒤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외개방성이 큰 우리나라만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 총재는 "물가나 환율을 얘기하기 어려운 게 우리 경제는 선진경제와 이머징마켓 양쪽으로 다 영향을 받는다"며 "다른 나라와 상관없이 우리만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대외여건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게 변명이 아니고 현상을 봐야 한다"며 "수입물가를 보면 우리가 가장 높은데 이런 상황에서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하면 다른 곳에서 굉장한 타격을 입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그렇다고 물가를 포기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종부세의 예에서 보듯이 강한 정책은 항상 실패하는 것"이라며 "강한 것은 멋있어 보이지만 강해서 성공한 건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총재는 최근 환율이 급등하는 것과 관련해 물가관리 입장에서 부담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수입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며 환율은 물가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서 된 건 아니다. 이것 하나 때문에 그렇다고 얘기할 순 없다"고 답했다.
김 총재는 우리 경제를 스몰 경제로 비유했다.
김 총재는 "우리가 세상을 지배하지 못한다. 프라이스 테이크업이 아니라 프라이스 테이킹하는 것(우리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결정되면 따른다는 의미)이라며 우리는 원유 등을 가지고 있으면 (가격을) 정하면 되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향후 물가정책에 대해 "선택의 문제가 될 텐데 인플레가 높아도 참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어떻게 판단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기를 하는 것이라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불확실성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나라 운영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우리가 밑바닥 나라면 이때가 기회다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금 매입과 관련해서는 "뒤늦게 금을 매입해 상투를 잡았다는 기사도 나왔다"며 "우리가 32년만에 금 25톤을 매입했는데 결정하기까지 굉장히 어려웠고 주변에서는 사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금 추가 매입에 대해서 김 총재는 매우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5톤도 우리 경제에서는 적은 게 아니지만 지금 말할 수 없다. 산다는 것도 안산다는 것도 우습다. 민감한 문제가 많아서 어느쪽도 얘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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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워싱턴/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