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등 건설사에 철근공급 중단..8월 납품대금 못받아
[뉴스핌=김홍군 기자]지난달 건설사에 납품한 1000억원 대의 철근대금을 받지 못한 제강사들이 공급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다시 꺼내 들었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YK스틸, 환영철강, 한국제강 등 주요 제강사들은 건설사에 대한 철근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업계 맏형인 현대제철이 주말인 지난 17일부터 출하를 중단하자, 동국제강을 비롯한 나머지 업체들이 동참하며 전 제강사의 철근 공급이 중단됐다.
제강사들이 공급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건설사들이 지난달 공급분에 대한 대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철근 공급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한 제강사들은 이를 기준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했으나, 가격인상에 반발한 건설사들은 아예 계산서 수취를 거부하거나, 입금을 거부하는 등 대금납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건설사가 주도하는 철근값 납부거부로 제강사들이 건설사로부터 받지 못한 미수금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제강사들은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이 요구한 물량을 일단 납품한 후 매월 말 계산서를 발행해 대금을 받는다. 이 때 기준이 되는 철근가격은 전달 말 공지되지만, 추후 쌍방간 협의를 거쳐 단가를 조정하기도 한다.
현대제철을 비롯한 제강사들은 지난 7월 말 8월 공급하는 철근에 대해 할인폭을 t당 5만원 축소해 85만원(10mm 고장력 기준)에 공급하겠다고 공지했었다.
제강사 관계자는 “8월 공급가격을 미리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높다며 결제를 못해주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수익성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출하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주원료인 철스크랩과 부자재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전기료까지 올라 일부 제강사의 경우 3분기 적자까지 우려되고 있다”며 “비수기인 6~7월 가격을 낮췄다 성수기를 맞아 회복시키려는 것인데, 해도 너무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제강사들이 건설사와 가격전쟁으로 철근 공급을 중단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제강사들은 지난 2009년과 지난해에도 공급가격을 두고 건설사들과 갈등을 빚으며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다.
대형 건설사 홍보 관계자는 “대한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에서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건설사 개별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기는 힘들다”며 “체불에 대해서는 상황을 모르겠고,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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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