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내 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내 소비 위축이 불가피해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가 진행될 경우 채산성 악화도 감내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재계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전세계 경제에 어디까지 파장을 미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은 279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0.1%를 차지했다.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가 17.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자동차 15.6%, 자동차부품 8.5%, 반도체 5.5% 등이 뒤를 이었다. 대표적인 소비재인 IT와 자동차가 주력인 시장인 셈이다.
소위 '스마트 혁명'이라고 불리는 시장 변화에 따라 무선통신기기는 상반기에 49억 600만 달러를 수출, 전년동기 대비 28.8%나 증가했다. 자동차 역시 43억 3500만 달러로 41.3%나 급증했다. 한국산 차량의 품질을 인정받은 데다 일본업체들이 대지진 여파로 주춤하면서 반사이익까지 가세한 영향이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제현정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기회복의 둔화폭이 커질 경우 소비수요 위축에 따라 우리의 대미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휴대폰과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등은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에 민감한 품목"이라고 지적했다.
재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단기적으로 끝나지도 않고, 미국에만 국한되는 악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LG경제연구원 최문박 연구원은 "미국 경기회복세가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드러나는 등 더블딥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재정감축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실물경제의 대외의존도와 금융시장의 개방도 모두 높아 대외적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설 윤 연구위원 역시 "미국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삼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수출지역 다변화는 물론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에 대한 준비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주요 수출 기업들도 이같은 위기 상황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액션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자체가 불안해질 수 있어 자동차 판매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예의주시하면서 어떻게 위기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TF나 비상대책반을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특히 수출관련 유관부서에서는 면밀하게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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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