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위기 불확실성 둔화...매수 강도는 크지 않을 듯
[뉴스핌=노희준 기자] 외국인이 돌아오는 걸까.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9거래일만에 '사자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포지션의 변화인지, 일시적 현상인지를 놓고 전문가들 의견은 분분하나 일단 그동안의 매도공세를 멈춘 것 자체를 놓고 투자심리의 호조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추세적 전환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이 여전히 중론이다.
22일 오전 11시 17분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6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지난 12일 이후 전날까지 1조 6000억원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이 9일만에 '바이코리아'로 전환한 것이다.
이 시각 현재 외국인은 전기/전자(233억원), 금융업(202억원), 서비스업(80억원), 은행(42억원), 건설업(40억원), 유통업(36억원) 등을 주로 매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펀더멘탈쪽에서 나쁠 게 없는 한국 시장에 외국인이 다시 주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관련해선, 유로존 정상 회담에서 그리스 추가 지원에 대한 합의안이 도출된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했다.
앞서 21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유럽연합)·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과 민간채권단 기여분을 포함 총 1586억유로 규모의 2차 그리스 지원안에 합의했다.
다만, 향후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감은 상당부문 완화됐지만, 미국 경기 회복이 아직 일러 미국계 자금 유입이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난 12일까지의 외국인 매도세는 그리스 불안 탓에 유럽계 금융기관이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줄였기 때문"이라며 "그리스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완화됐기 때문에 외국인의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장 자체는 그리스 요인을 제외하면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요인이 많다는 평가다.
그는 "경제성장도 양호하고, 2분기 실적은 약하지만 하반기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저평가 상태"라며 "여기에 환율 역시 하락전망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태동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의 매수 전환은 글로벌 위험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외국인 매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수급차원에서 외국인에게 큰 기대를 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오 팀장은 "당분간은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다는 외국인 매도세가 줄어드는 수준일 것"이라며 "미국계 자금은 본격적으로 사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계 자금의 유입은 미국의 경기 회복 신호가 나온 후에야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줄어들고, 성장 관련 지표가 상향 발표된 후에야 미국계 자금은 유입될 것"이라며 "이번달보다는 다음달에야 외국인 매수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팀장 역시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해서 시장을 끌어올리는 힘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수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이나 국내 펀드 환매 압력을 이겨낼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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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