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자금 지원 당분간 미뤄… 채권은행 모두 결정 못해
- 큰 틀에서는 합의, 여러 담보 조건 가운데 세부 조율 중
[뉴스핌=한기진 기자] 벽산건설에 자금 지원을 결정하기 위해 내일(12일) 열리기로 했던 채권금융기관협의회 표결이 미뤄졌다. 이견을 보였던 신한은행과 벽산건설의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데다 다른 채권은행들도 의사 결정을 못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오는 12일 워크아웃(기업개선절차)에 들어간 시공능력평가 23위의 중견 건설사 벽산건설에 11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동의서를 받기로 했었다. 사실상 표대결. 하지만 11일 우리은행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상 일주일 가량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다른 채권은행들에 알렸다. 또 다른 채권은행인 신한, 국민, 산업은행과 농협은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의서를 제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자금 지원 동의서를 일괄적으로 받지 않고, 각 채권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제출하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자금 지원 동의서 내용에 따르면 신규자금 지원규모는 1000억원, 주주단 지원은 150억원이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권자인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부담하는 금액은 각각 517억원과 86억원이다. 우리은행이 250억원을 포함해 5개 채권은행이 남은 400억원을 분담한다.
대신 우리은행은 PF 채권자의 분양수입금 계좌 (에스크로우 계좌)에 공사미수금 지원금을 채권 은행들이 요구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이 요구한 PF 사업장 자금 선 투입을 수용한 것이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벽산건설과 채권은행들이 합의를 위해 노력중이지만 자금 지원에 필요한 담보 제공 등 여러 가지 사항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주만 해도 채권단은 신규자금 지원을 합의하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지원을 반대했던 신한은행이 입장을 바꿨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신한은행 관계자는 “여러 가지 요구사항이 있고 아직 합의된 것은 아니다”면서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자금 지원 동의서를 신한은행이 받아들이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된 셈이다.
우리은행은 당초 6월29일 신규 자금 지원 동의서를 접수키로 했었다. 한 차례 미뤄지게 된 이유는 신한은행과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채권 은행들 모두 각자의 사정을 이유로 또 미뤄졌다. 자칫 신규 자금 지원 결정이 이뤄지는 데 시간이 길어져 벽산건설의 자금난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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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