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인사 배경은? 실적+알파
[뉴스핌=박영국 채애리 기자] 1일 이뤄진 삼성전자 LCD사업부장의 교체는 연말·연초가 아닌 연중 이뤄진 사장급 인사라는 점에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시황이 실적을 크게 좌우하는 LCD사업의 경우 불황기에 실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해당사업부문장에게 심각한 책임을 묻지 않던 관례를 깼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권오현 사장에게 'DS사업총괄'을 맡겨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LSI, LCD사업 등 부품사업 전체를 관장토록 하고, 장원기 사장을 CEO 보좌역으로 이동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LCD사업부장이었던 장원기 사장은 CEO 보좌역으로 이동하게 되지만, 사실상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의 성격이 짙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LCD사업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또, "부진한 LCD사업을 반도체 사업과 묶어 권오현 사장이 직접 이끌도록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하루빨리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게 이번 조직개편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과연 심각한 위기에 빠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의 시각이 많다.
LCD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의 DP사업부문은 1분기 22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000억원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나 대만·일본의 LCD 기업들은 삼성전자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불황 속에서도 나름 선전했다고 볼 수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LCD사업부장을 교체한 것은 해당 사업부문의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것이라기보다는 회사 전체의 2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또, LCD와 마찬가지로 시황 부진을 겪고 있는 반도체사업부문이 1분기 1조64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2분기에도 2조원 내외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등 경쟁사들에 비해 월등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비교 대상이 됐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은 최근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을 보고받고 이번 인사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 칼을 뽑아든 상황에서 누군가는 희생양이 돼야 했고, 그 대상은 외부 상황을 막론하고 실적이 부진한 조직의 수장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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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