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차의 브릭스 시장 공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를 넘어 이제는 러시아에서 톱클래스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
첫 삽을 뜬 브라질 현지 생산기지 구축을 통한 중남미 공략에도 청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들어 러시아 시장의 질주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가동한데 이어 '메이드 인 러시아' 시대의 새로운 개막을 열고 있다.
러시아 시장은 브라질 시장 등 중남미 공략의 가늠자라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각별하게 신경쓰는 전략지다. 춥고 겨울이 긴 러시아나 고운 다습한 브라질 모두 기후에 따른 특유의 운전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
러시아에서 통하면 브라질에서도 통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잠재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러시아와 브라질 모두 현대차의 글로벌 확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접수해야 하는 시장이다.
때문에 현대차의 러시아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총 투자금액 5억 유로(한화 약 7500억원)를 투입해 연산 15만대 규모의 러시아 공장을 세운 것도 이런 맥락이다.
중국이나 인도, 체코 등에서 신흥시장 공략의 노하우를 습득한 현대차는 러시아에서도 현지 전략 모델을 내놨다. '쏠라리스(국내명 엑센트)'가 중심이다.
중국공장의 '위에둥', 체코공장의 'i30', 인도공장의 'i10, i20' 등 현지 전략 히트 모델의 계보를 잇는 야심찬 러시아 전략 소형차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쏠라리스는 올해 1~4월 러시아에서 2만대 가까이 팔리며 브랜드별 판매순위 7위에 올랐다. 현지업체를 제외한 해외브랜드 차종 중에서는 3위다.
현대차 전체적으로도, 지난 5월까지 5만 760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유럽기업인협회 AEB 기준)
-현대차 러시아 현지 전략모델 쏠라리스. |
인기 비결은 아무래도 현지 맞춤형 차량으로 나오면서 춥고 겨울이 긴 환경적 요인과 특유의 운전 문화를 반영한 사양을 대거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단적으로 낮은 기온에서도 시동을 잘 걸 수 있는 배터리와 눈이 많은 기후적 특성을 고려해 4ℓ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 및 타이어의 머드 가드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또,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와 헤드레스트의 대전 처리로 정전기 발생을 대폭 감소시키기도 했다.
급출발과 급제동이 빈번한 러시아의 운전문화를 고려해 급제동 경보도 적용했고, 헤드램프를 계속 켜놓는 운전자들이 많은 러시아의 특성을 고려해 타지역에 비해 수명이 긴 램프도 장착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도 계획대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딜러망의 판매 역량을 강화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 등 브랜드 현지화에 주력한 것.
특히 쏠라리스는 신차 출시 이전부터 대대적인 TV 광고 및 옥외 광고를 실시하고, 현지 공장과 연계한 홍보 및 이벤트 강화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더구나 러시아 시장 최고 수준인 5년간 무상 보증(파워트레인 한정), 5년간 긴급출동 서비스 등을 골자로 하는 '트리플 5' 프로그램과 24시간 정비 '핫라인 시스템'을 도입해 현지 고객들의 만족감은 크게 높아졌다.
현지 판매법인(HMCIS) 관계자는 "가망고객이 많이 살고 있는 거점에 현지 전략형 모델인 쏠라리스 런칭 광고 및 러시아공장 광고를 병행해 러시아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킨 것이 주효했다"면서 "현대차의 할부금융제도는 타 자동차업계의 모델이 될 만큼 러시아 할부금융시장에 선도주자가 된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판매법인이 2007년 설립될 당시 현대차 러시아 딜러는 6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6월 현재, 135개로 두배 이상 급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러시아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좋은 차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지표"라면서 "올해 말까지 딜러수를 15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 현대차 딜러샵에서는 현지전략형 모델인 쏠라리스를 비롯, 에쿠스, 제네시스, 제네시스쿠페 등 고급차와 쏘나타, 엘란트라, i30, ix35, ix55, 싼타페 등 글로벌 인기차종 대부분이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