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김대식 최도성 위원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반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31일 공개한 '제 9차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김대식 위원과 최도성 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이들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0.25%포인트 인상할 것을 주장했다.
한 위원은 "통화당국의 금리정상화 의지가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되고 기대인플레이션 심리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향후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불안과 경기 상승세 지속에 따른 수요압력,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증대가 가세하면서 중기물가안정목표 상한선인 4%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소비자물가는 전년도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하반기 들어 상승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겠으나 근원인플레이션율이 3%대 중반으로 높아지면서 기조적 오름세가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 위원은 "최근 들어 급격히 높아진 수입물가 및 생산자물가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공급요인의 기여도가 확대돼 수요와 공급을 포괄하는 인플레이션 지속성의 영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공급충격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수요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높아진 물가오름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을 주장하면서 ▲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 통화정책 운용의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 ▲ 저금리의 장기 지속으로 인한 경제주체의 위험에 대한 태도변화를 유념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이후 네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했지만 연 3.0%의 기준금리는 실질금리로는 마이너스 수준이며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경제심리가 조금만 개선되더라도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자산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며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가계 및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도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위원은 역시 물가가 예상했던 3% 중반에서 물가목표의 상한을 초과하는 4% 초반으로 높아질 것에 대해 경계했다. 과거 경험을 보면 물가전망은 항상 상방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경향이 있음을 주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크게 올라 향후 기조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지속되면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이 일반물가 상승으로 파급되는 2차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에도 인플레이션 지속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 중앙은행의 물가안정의지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되고 있고 ▲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계속해서 높아질 수 있으며 ▲ 물가의 하방경직성이 고착화되어 높은 물가수준을 유지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따라서 금융완화라는 정상화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가져 가야한다는 얘기다.
이 위원은 또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등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통화정책의 금리 파급경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통화정책의 금리 파급경로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물가안정과 관련하여 그동안 한국은행이 취해왔던 지속적인 정상화 의지를 한 단계 더 높여 시장에 명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는 "이번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추세는 종전의 전망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은 거의 4%대로 수정하면서 기준금리는 그대로 유지한다면, 금리정책이 어떤 기준과 타이밍에 의해 이루어지는지 또는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물가상승률이 5%에 육박하고 생산자물가 및 수입물가 상승률이 최고점에 달한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물가 상승에 후행하면서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했다.
가계부채 증가, 개인저축률 하락, 전월세값 급등, 부동산 PF대출 부실 등 여러 문제들이 저금리와 상당부분 연관되어 있다는 점도 정상화의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야 할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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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