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AAA에서 A0 등급의 우량 건설사들과 매입약정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이중 A+ 등급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PF 부실화 우려는 적습니다."
NH투자증권이 이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ABCP 약정 현황을 공개했다.
LIG건설, 삼부토건 사태 이후 ABCP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있다. ABCP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시장을 위축시키는 것을 넘어 증권사 위기론까지 확산되고있다.
최근 여러 언론을 통해 ABCP 차환이 대규모 집중되면서 매입약정을 한 증권사들에 차환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도에서 NH투자증권은 자본력이 취약해 위험한 중소형사로 꼽혔다.
이에 NH투자증권이 '모두 공개'라는 극약처방을 한 것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ABCP는 ▲ 'AAA' 등급 1590억원 ▲ 'AA-' 등급 1680억원 ▲ 'A+' 등급 235억원 ▲ 'A0' 등급 1550억원 등 모두 5055억원 규모다. 매입 약정을 맺은 곳은 지자체공사(AAA)를 비롯해 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AA-), 대림산업(A+), KCC건설·현대엠코(A0) 등이다.
한 증권사 채권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별일이 다 생긴다"며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약정현황을 공개한 것도, 막연한 우려가 확대되는 것도 모두 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그는 "냉정히 보면 언론이 앞다퉈 ABCP 관련 우려를 내놓은 점이 '침소봉대'의 상황을 만들었다"며 "우량물까지도 도매금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등급을 가지고 얘기해야 하는데 막연히 위험하다고 하면서 우려가 점차 증폭됐다는 것.
정작 크레딧업계의 더 큰 우려는 증권사의 부실보다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다. 잇딴 우려에 증권사들이 리스크강화에 나서 PF 유동화 물량을 줄일 경우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관계자는 "심리가 위기를 부르는 형국"이라며 "이런 상황이면 멀쩡하던 건설사도 무너질 판"이라고 지적했다.
SK증권 이수정 애널리스트는 "건설사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비교적 우량한 건설사들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증권사마저 건설사 자금지원에 대한 태도를 강화하게 되면 건설업계는 더욱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설사 부실화는 우량여신 부실로 이어져 결국 또 다시 금융권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험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야 당연히 필요한 사항이지만 과도한 우려로 오히려 위험을 초래한다면 오히려 독이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전한데 왜 그러냐"는 한 쪽의 입장을 무턱대고 믿기도 어렵다.
현재의 ABCP에 대한 우려가 저축은행 사태와 닮아 있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괜한 걱정'을 하는 것도 아닌 듯하다. 은행이 PF대출을 줄이자 건설사들은 저축은행 의존도를 높였고, 자본력이 약한 저축은행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떨어졌다. 은행이 ABCP 매입약정을 줄이는 동안 증권사가 수익다변화 목적으로 매입약정을 늘렸고 오늘의 우려를 불렀다는 점에서 'PF부담 떠넘기기의 데자뷰'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말로만 "괜찮다"가 아닌 현재 상황을 명백히 증명해 줄 자료와 함께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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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