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임, 금융당국 감사 연임, 배당 적정선등
- 상근감사 재선임 이슈 최대 화두
- 실적부진 불구 배당률 높이기로
- 임기만료 대표이사 대부분 연임 관측
[뉴스핌=홍승훈 기자]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증권사 주주총회에선 금융당국출신 감사 재선임 이슈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최근 저축은행 비리가 드러나면서 금감원이 감사 낙하산 철폐를 선언, 증권사들은 임기가 만료돼 재선임을 계획했던 금감원 출신 상근감사에 대한 최종 결정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총 이슈 중 하나인 배당률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호조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실적부진 현상이 나타났지만 전년대비 되레 올라가는 분위기다.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 교체의 경우 지난해 대표이사 등 이사교체 타이밍이 지났던 증권사들이 유난히 많아 올해 굵직한 CEO 교체 이슈는 적은 편이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들도 대표이사 교체 등의 큰 변화는 미미할 전망이다.
◆ 금감원 출신 감사 재선임 대혼란
국내 증권사 중 금감원 출신 감사를 두고 있는 26개사 가운데 올해 감사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대신증권, 동부증권, 바로투자증권, 솔로몬투자증권, 신영증권, 애플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현대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등 13개사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이번 주총에서 기존 감사를 재선임을 하거나 다른 금감원 출신 감사를 내정할 계획이었으나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보내던 낙하산 감사 관행을 철폐하면서 증권사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재선임하자니 당국과 여론의 눈치가 보이고 교체하자니 업무 연관성과 전문성 있는 인사를 갑자기 찾기가 곤란해진 탓이다.
일단 대신증권은 애초 예정됐던 금감원 회계서비스2국장 출신의 윤석남 감사위원 후보자가 이번 금감원 사태로 사임하면서 새로운 후보자를 물색했다. 새 내정자는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김경식씨다.
반면 현대증권과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은 일단 기존 감사의 재선임을 결정했다.
현대증권은 시기적으로 새로운 감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에 일단 감사 임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선에서 임승철 감사위원을 재선임키로 했고 한국증권과 신영증권도 기존 김석진, 김종철 감사를 각각 재선임할 예정이다. 토러스증권도 재선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나머지 증권사들은 여전히 감사 재선임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연임방침을 철회하고 새로운 감사 찾기에 나선 곳도 있고, 상근감사 자체를 두지 않고 감사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는 곳도 있다.
금감원 출신의 심형구 감사를 둔 이트레이드증권측은 "아직 최종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현 감사가 재선임을 고사하는 분위기여서 다른 방향을 모색중"이라며 "현재로선 감사위원회체제로 가면서 상근감사를 두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라고 전해왔다. NH투자증권 등과 같이 주총 일정을 최대한 미루면서 상황변화 추이를 지켜보는 곳들도 눈에 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전략수립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할 상황에서 갑자기 터진 감사 재선임 문제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당국에서 만든 태스크포스팀의 구체적 개선방안이 나오기 전에 회사 입장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도 어려운 한계가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실적부진 불구 고배당정책 지속
지난해 증시호조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실적을 보인 증권사들이지만 배당에 대해선 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대주주 잇속만 챙긴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10.4월~'11.3월) 62개 국내 영업중인 증권사의 잠정 순이익은 2조 8154억원으로 직전 회계연도 대비 1324억원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3.1조원으로 증시의 전반적인 개선에도 불구하고 직전 회계연도에 비해 15.1%(약 5000억원) 줄어들었다.
더욱이 현대증권이 하이닉스 구상권 청구소송 승소로 발생한 이익(1607억원), 동양증권의 동양생명 지분 매각 이익(2164억원), 하나대투증권의 본사 사옥(1659억원) 매각 차익 등 일회성 이익을 감안하면 실제 이익은 더 줄어든다.
그럼에도 지난해 주총에서 호실적을 이유로 후한 배당을 한 증권사들은 올해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더욱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2.9%이던 보통주 시가배당률을 3.7%로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주당 400원이던 현금배당을 올해는 500원으로 높였다. 미래에셋증권도 보통주 주당 현금배당을 750원으로 확정하며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시가배당률은 1.27%에서 1.63%로 높였다.
이 외에 동양증권은 1.4%→1.9%, 한양증권 6.8%→8.1%, 골든브릿지증권 2.88%→3.81%, 삼성증권 1.59%→1.6%로 상당수 증권사들이 시가배당률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배당을 주지않았던 이트레이드증권은 올해 주당 46원(시가배당률 0.8%)을 주기로 했다.
물론 대신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회사들은 배당률을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5.9%이던 대신증권 보통주 시가배당률은 4.7%로, 지난해 2.14%이던 우리투자증권 보통주 시가배당률은 1.47%로 낮아졌다.
◆ 임기만료 CEO 연임 가능성 높아
주총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대표이사 등 이사진 교체의 경우 올해 눈에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대표이사로는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부회장,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SK증권 이현승 사장, KB투자증권 노치용 사장, 동부증권 고원종 사장, 토러스투자증권 손복조 사장, IBK투자증권 이형승 사장, 솔로몬투자증권 김윤모 사장 등 10여명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현재로선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는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이미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의 경우 지난해 삼성그룹 인사에서 연임을 약속받은 상태로 재선임이 확실시된다. 박현주 회장의 오른팔로 13년째 CEO를 맡아온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부회장과 5년째 CEO를 맡아온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도 연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토러스투자증권 손복조 사장의 경우 최대주주 오너인 점을 감안하면 임기만료는 큰 의미가 없다. 이 외에 중소형 증권사 대표이사들 또한 현재로선 특별한 하자나 실책이 눈에 띄지 않아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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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