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봄철 분양 성수기를 맞아 주택업계가 모처럼 활발하게 분양시장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택지지구의 입지에 따른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것이란 주문이 나오고 있다.
택지지구의 가장 큰 장점은 계획적인 신도시라는 점이다. 지난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조성된 분당, 일산 등 5대 신도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택지지구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주택시장 붐을 이끈 주역도 서울의 재건축·재개발과 수도권 택지지구였다. 집값 폭등 문제 해결에 전면적으로 나섰던 지난 참여정부시절에도 공급 확대는 택지지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시기 파주운정신도시와 위례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양주 신도시, 검단신도시, 동(東)동탄신도시 등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됐으며, 지자체에서는 은평뉴타운과 광교신도시 등이 개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신도시·택지지구의 경우 분양실적이나 향후 성장성 모두 입지, 그중에서도 서울의 중심격인 강남지역 접근성에 좌우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도시와 달리 규모가 작아 '독자생존'이 어려운 50만평(165만㎡)미만 소형 택지지구의 경우 강남과의 접근성을 투자의 척도로 삼을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간 택지지구·신도시는 강남 접근성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분당, 용인, 동탄 등 이른바 경부축 라인이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서울 동부지역 교통개선효과에 편승, 동부지역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서울을 횡단하는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는데 기인한다. 게다가 최근 경춘선과 중앙선 등 복선전철이 잇따라 개통되고 서울-양양간 고속도로 중 서울-춘천간이 우선 개통되는 등 철도와 도로가 모두 개선됨에 따라 동부수도권에서의 서울 강남 접근성은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서부지역의 경우 사정은 다소 열악하다. 일찍 택지지구 개발이 추진된 수도권 서북부 파주의 경우 경의선 복선전철 구간 중 문산-디지털미디어시티 구간이 우선 개통되고, 제2자유로가 개통되는 등 교통 개선효과를 보고 있지만 강남까지의 연결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김포한강신도시와 청라지구 등 택지지구가 몰려 있는 수도권 서남부지역은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김포한강로가 조만간 개통될 예정이지만 김포와 직결하는 철도망이 없어 교통환경은 최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강남접근성 여부는 택지지구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남양주 별내지구의 경우 분양시장 침체 이후에도 찾는 주택 수요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인기가 크게 떨어진 전용 85㎡초과 중대형주택도 양호한 청약실적을 나타냈으며, 중소형 주택은 신안인스빌 등 비교적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단지도 단숨에 청약을 마감하는 등 승승장구하고있는 상태다.
반면 김포한강신도시는 지금까지 나온 물량 중 계약은 커녕 청약도 순위내에서 마감한 단지가 없을 정도로 저조한 청약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김포한강신도시가 신도시 규모에다 3.3㎡당 900만원 중반대의 경쟁력 있는 분양가를 고려할 때 이례적인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분양 시즌 역시 공급의 핵심은 수도권 택지지구가 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4월부터 김포한강신도시를 비롯해 2분기 동안 송도신도시, 수원호매실지구, 위례신도시, 평택 소사벌지구 등이 분양시장에 선을 뵐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택지지구 분양 성패도 강남 접근성이 좌우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올 봄 분양시장에 선 뵐 수도권 택지지구 중 강남접근성이 높은 곳은 위례신도시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수도권 택지지구 아파트의 분양가나 매매시세는 결국 강남 접근성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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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