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현지 정유 및 석유화학 시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정유.화학업계의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 정유사의 수요가 줄면서 원유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급이 줄어드는 제품 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주요 언론보도 및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해 보면 대지진으로 일본의 석유 정제시설 가운데 20% 가량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최대 정유사인 JX닛폰오일에너지(옛 신일본석유)는 센다이ㆍ카시마ㆍ네기시 3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 4위 정유업체인 코스모석유의 치바공장도 지진 직후 발생한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며,다른 정유사 정제시설의 가동중단도 우려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가동중단 설비의 생산능력은 88만7000배럴로, 일본 총 정제능력의 19.6%에 달한다.
일본의 석유 정제설비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소규모 시설들이 밀집해 있어 이번 대지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NCC(나프타분해설비) 등 석유화학업체 상당수 역시 가동이 중단돼 상태이며, 정상 가동중인 업체들도 제품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진이 발생한 지역 부근에는 일본 정유설비(CDU 설비)의 43%, 석유화학 설비(에틸렌 기준) 48%가 밀집해 있다”며 “원전 폭발 등으로 인한 유틸리티 공급 차질, 쓰나미로 인한 항만 설비 파괴 등 수송 차질을 감안하면 이들 업체들의 가동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제유가 하락..제품값은 강세
지난 11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25달러(2.03%) 하락한 108.30달러를 기록했으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1.54달러(1.50%) 하락한 배럴당 101.16달러에 거래됐다.
일본은 전세계 원유 소비량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3위의 원유 소비국이다.
반면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오히려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정유설비의 20% 가량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석유제품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HMC투자증권 조승연 연구원은 “일본의 정유설비 가동중단으로 휘발유, 경유, 벙커C유 등의 수급이 타이트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원유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며 “지난 금요일 국제시장에서의 원유가격 하락과 함께 석유제품의 상대적 강세는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국내외 정유사 주가 급등
일본 정유시설의 가동중단에 따른 원유가격 하락 및 석유제품가 상승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실적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일본의 수요감소로 국제유가는 안정을, 제품가격은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제마진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11일 오후 2시24분 현재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주가는 각각 7.8%, 11.29% 급등하는 등 일본 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 미국 증시에서도 태평양 연안의 정유사인 Valero, Tesoro, Western Refining 등의 주가가 6.2~8.4%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유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국제 원유가격은 내리는 대신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수요가 줄 수도 있어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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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