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펀드내 삼성전자 비중을 20%로 가져갈 수 있게 되겠네요?"
금융당국이 펀드내 종목당 10% 편입제한 룰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한 운용사 한 펀드매니저의 당찬(?)질문성 반색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공모펀드의 종목당 10%룰 완화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들이 흘러나오자 업계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10%룰 완화는 종목당 10%이내 매수 한도의 상한선을 늘리겠다는 것.
이번 검토안이 시행될 경우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한 종목을 펀드 자산의 10% 이상 편입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시장내 어떤 종목이 좋다하더라도 10% 이하로 가져가야 한다. 단 시가총액이 전체 시총의 12%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의 경우는 12% 수준까지 가능하다.
이번 당국의 검토 발단은 한 종목을 10% 룰과 무관하게 자유자재로 담을 수 있는 자문형랩과의 형평성 논란에서 비롯됐다. 사실 랩과 비교해 펀드운용 제약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완화 움직임에 대해 운용업계는 두 얼굴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쟁력있는 종목의 매입한도를 늘릴수 있는게 운용의 폭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반기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한도 완화시 랩과의 경쟁력면에선 눈앞의 이점일 수 있어도 자칫 펀드운용 리스크를 랩 수준까지 높이고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는 점에선 악수(惡手)의 경계심도 있는 것.
3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민관 합동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작업을 추진중인 가운데 공모펀드의 경우 종목당 10% 룰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중이다. 오는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있어 펀드 10%룰 완화여부가 주요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10%룰완화의 필요성, 완화시 한도 확대폭 등을 현재 다각도로 논의중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을 손보는 과정에서 공모펀드의 경우 10% 룰이 대표적이다보니 말들이 많은데 업계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최선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 권대영 자산운용과장은 "자본시장법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는 가운데 공모펀드의 10% 편입제한 룰에 대해서도 실무진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사실"라며 "다만 어떤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직 없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금감원과 협회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의견교환을 나누는 상황이다. 금감원 김영석 자산운용서비스국장도 "자문형랩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이같은 검토가 이뤄지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측과 의견교환 중인데 아직 초기단계라서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10% 편입제한 완화 여부에 대해 어떠한 방침이나 방향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당국이 관심을 두고 검토에 착수하자 업계는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주식운용본부장은 "자문사' 7공주' 문제에서부터 한 종목을 15~20%씩 가져가는 자문형랩 운용행태 등에 대해 당국 또한 위험도가 높다고 지적하면서 펀드를 여기에 맞추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라며 "공모펀드의 10%룰을 완화할 경우 펀드 리스크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10% 룰 또한 규제다. 사실 이같은 규제를 완화해주면 펀드 운용이 더 수월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와는 전혀 다른 공모펀드까지 규제를 풀 경우 대형 우량주에 대한 집중매수세가 더해지며 시장 리스크는 한층 커질 것이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 중심으로 운용되는 기형적 펀드도 등장할텐데 결국 기존 자문형랩의 판박이가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전해왔다.
자문업계도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 펀드매니저에서 자문사로 자리를 옮긴 한 CEO는 "랩 고객은 변동성 심하지만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펀드 고객들은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며 "펀드운용 규정을 랩 수준으로 완화하면 시장에 리스크 높은 상품이 과도해지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국내 대표적인 블루칩을 갖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운용사들도 많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로서도 펀드내 10% 편입제한이 풀리면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지난해 해외전시회에서 기자와 만난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가 재평가를 위한 키(Key)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펀드의 10% 편입제한 룰이 풀려야 한다"고 꼽을 정도로 펀드 10% 제한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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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