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매각 주관사가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대기업 10개사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했고, 오는 4일 인수의향서를 제출 받을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포스코와 롯데, CJ, 삼성 등을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이들 후보들은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다. 욕심나는 매물이지만 덥썩 물기에는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한통운 매각이 변죽만 울리고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강력 인수 후보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편집자주>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그룹은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단연 주목받는 화두였다. 성사시킨 M&A만 해도 총 11건.
타이탄, GS마트·스퀘어, AK글로벌, 바이더웨이 등 인수에 투자된 금액만 3조 6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롯데그룹이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배팅’에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의 해외사업 확대가 당면한 첫째 과제라는 이유에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그룹 측은 대한통운 인수의 적정가와 시너지 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6년 대한통운이 매물로 나왔던 당시에도 주요 후보군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풍부한 자금력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연 초부터 “그룹의 물류를 담당하는 롯데로지스틱스와 대한통운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볼 수 있다”고 의지를 높인 바 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 1996년 롯데와 일본 미쓰이물산이 51대49의 비율로 합작해 만든 회사로 롯데 계열사 대부분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자체 유통망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물량을 대한통운 등 다른 택배회사에 주고 있다.
때문에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의 대한통운 M&A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그동안 내수 탈피와 사업 재편 차원에서 활발한 M&A를 진행한 탓에 이제는 확장보다는 내부 정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올 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신성장동력은 M&A와 신규시장 진출로도 구축해 나갈 수 있지만 그동안 축적해 온 핵심역량을 심화시키는 과정이 선행될 때 보다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무엇보다 약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대한통운의 가격도 부담이다. 롯데그룹의 모기업 격인 롯데쇼핑은 대한통운 인수 참여 소식이 알려진 이후 최근까지 주가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이런 맥락에서 업계는 롯데그룹이 M&A를 추진한다면 국내보다는 해외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지난해 M&A 11건 중 절반인 5건은 해외에서 이뤄졌다”며 “롯데그룹은 2018년까지 매출의 30~40%를 해외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외 M&A 매물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23일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예방하고 반텍주 메락 항구에 개발될 석유화학시설 등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시설에 대한 투자규모는 최대 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의 M&A에 대해 우선권에 차이를 두고있지는 않다”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M&A라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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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