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미국의 최고 권위를 가진 주요 경제전문가들이 현재 미국 경제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도 못했으며, 길게 보면 현재와 같은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 경제학자들은 또 유로화가 결국 생존하기는 하겠지만, 이 대가로 유로존 경제는 앞으로 10년간 우울한 경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주말 덴버에서 연례 컨퍼런스를 개회한 미국경제학회(AEA) 소속 경제전문가들은 이 같은 입장 외에도 최근 연방준비제도가 적절한 정책을 구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을 뿐 아니라, 또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 기축통화 시스템을 일부 보완하는 통화의 지위로 올라설 것이란 예상을 제기했다.
먼저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이자 현재 MIT 교수는 "미국 우월의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위안화가 20년 내에 세계 기축통화의 지위를 가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미국이 유발한 세계 금융위기는 아직도 크고 강력한 은행들이 무너질 경우 미국 경제도 끌어내릴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대학의 존 코크레인(John Cochrane) 교수는 금융 위기가 일단 끝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지만, "금융 위기가 끝나면서 국채 위기가 도래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코크레인 교수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유럽에 대한 그리스와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블랙-숄스' 모형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마이런 숄스(Myron Sholes) 교수는 이제는 은행이 준 공공기관이 되었으며, 금융혁신이 고전하게 되면서 경제도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대 교수이자 전 IMF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라구람 라잔은 미국이 앞으로도 오랜 기간 금융시장의 원동력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지만, 세계경제에서는 미국이 지배하는 시대가 거의 끝나간다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라잔은 연준이 너무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바람에 위험보유성향을 강화시켜 최근의 위기가 발생하는데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서, 최근 국채를 매입하여 경기를 부양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을 제기했다.
파리대학 경제연구센터의 파스칼 프티(Pascal Petit)는 유럽 경제에 대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현상유지(muddle through)하는 정도"라고 예상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 긴축정책에다 중앙은행들이 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 제어에 집중할 것이란 점에서 당분간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프티 교수는 유럽통화동맹이 붕괴되는 시나리오는 각국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너무 높다는 점 때문에 현실화되기 힘들며, 전반적인 제도 개편과 재정적 통합 수준을 높이는 것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독일과 그리스처럼 서로 다른 입장이 충돌하면서 실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록 긴장은 높지만 포기하기에는 치러야 하는 비용이 너무 높다는 점에서 유로화가 붕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두 교서를 통해 "유로화는 단순히 통화가 아니며, 통일된 유럽이야 말로 우리 평화와 자유를 보장하는 힘이며 독일은 스스로를 위해서나 글로벌 해결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 단일 유럽과 단일통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연례 회의에서 AEA는 회원들이 갈수록 월가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등고 관계를 맺고 위기가 발생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새로운 윤리 조항을 만드는 방향을 모색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인사이드잡(Inside Job)"이란 다큐멘트 필름에서 영향력 높은 경제학자가 월가 회사들의 이사직을 맡거나 자문역을 맡아 활약한 사실이 대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된 뒤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 저널을 내는 것 외에 경제전문가들의 삶에 어떤 다른 강제를 할 수 없는 학회가 윤리적 조항을 새롭게 도입한다고 해도 이것이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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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