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안정속 주주가치 제고…대주주 및 개인투자자 '윈윈'
이 기사는 29일 12시 3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핌=홍승훈기자]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 무상증자를 왜 추진하는 걸까. 대주주의 일반 투자자에 대한 사고전환일까.
신세계가 회사 설립이래 최초로 무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규모도 100%수준이다. 이르면 내년 2월 실시될 예정이다. 유통주식수 증가를 통해 거래를 활성화,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블루칩의 무상증자는 경영권이 확고한 오너 경영진에게 혜택이 돌아감은 물론이다.
신세계그룹의 이명희 회장과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행사중인 정용진 부회장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정 부회장은 지난 2007년 신세계의 적정주가수준으로 100만원선을 언급한 적이 있다.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게 그의 평소 생각이다.
정 부회장의 주가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 지난 28일 증시 거래 마감후 전격적으로 발표된 신세계의 100% 무증은 여러 관점에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일단 무증 발표직후 열린 29일 주식시장에서 신세계 주가는 개장 초 상한가 근처까지 급등하다 이 시각 현재 7%대 안팎의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63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배당락을 감안하면 실제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다.
지분 27% 남짓을 보유한 대주주인 이명희 회장(17.3%)과 정용진 부회장(7.32%), 정유경 부사장(2.52%)등 오너 일가는 무증효과로 금일 7% 상승분 기준하에 하룻밤새 2200억원 장부상 차익이 발생했다.
증자발표 변수 하나가 수천억원의 장부상 평가익을 남긴 것이다. '정용진 효과'라 볼 수도 있다.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성급히 예단하긴 힘들다.
시장 일부에서는 이같은 수급 개선효과는 하루 이틀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무증이란 게 자산 또는 자기자본의 증가 없이 자기자본 내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란 점에서 근본적으로 기업 펀더멘탈과는 무관하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신세계에 대해 추가 포트폴리오 편입 여부를 검토하진 않는다는 입장도 있다. 추가편입의 기준은 오직 장기적인 변화 가능성, 펀더멘탈 개선 여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배당을 감안하고도 오늘 급등세를 보니 무증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건 기업가치의 장기적인 변화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신세계가 중국에서 늘어나는 이마트 점포에 불구하고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펀더멘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이 본부장은 이어 "중국에서의 이마트 전략을 비교해 보면 신세계 보다는 오히려 롯데쪽에 점수를 더 주고 있다"며 이번 무증발표를 계기로 신세계에 대한 추가편입 검토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외국계에 정통한 한 증시 관계자도 "보통 외국인 주주들 입장에선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가장 선호하는 것이 자사주 소각이고 다음이 무상증자"이라며 "이번 무증이 긍정적인 시그널이긴 하지만 최선이 아닌 차선책이란 생각"이라고 전해왔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가 또한 수급주체들에게 이번 무증이 호재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는 단지 수급요건일 뿐 펀더멘탈 개선이 뒷받침돼야 중장기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우리투자증권 박진 연구원은 "무증 결정이 주가상승에 영향을 주겠지만 펀더멘탈이 좋아지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수급상 효과는 하루 이틀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 송선재 연구원도 "그동안 쌓아둔 잉여금을 주주들에게 형식적으로나마 돌려준다는 것인데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며 "다만 이것이 신세계 주식을 사야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기 때문에 이번 무증이 중장기 주가 기폭제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같은 이유로 금일 신세계 리포트를 낸 하나대투, 우리투자, 신영증권 등에서 목표가를 새롭게 높인 곳은 없다. 우리투자와 신영증권은 기존대로 투자의견 '바이'와 목표주가 70만원대를 유지했고, 하나대투는 사실상 매도의견인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가 64만원을 유지했다.
증권사 한 리서치센터장은 "신세계가 설립이후 처음으로 무증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대주주의 사고전환을 엿볼 수 있어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무증 착시효과도 있는 만큼 투자에는 신중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신세계가 100% 무증을 실시할 경우 주가는 현 주가수준의 절반으로 떨어지게 돼 개인 등 소액투자자들의 접근은 용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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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