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10대 공약집 중 세 번째 공약에 포함
"가맹점주·대리점주·수탁사업자·입점업체 협상력 강화"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가맹점주를 비롯해 대리점주와 수탁사업자, 온라인플랫폼 입점사업자의 협상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10대 공약에 담았다. 이미 가맹점주를 근로자에 준하는 단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만큼, 관련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찬반이 첨예하게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공정위도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관련 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13일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10대 공약집에 따르면 세 번째 공약인 '가계·소상공인의 활력을 증진하고 공정경제를 실현하겠습니다'에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공약집을 통해 "가맹점주·대리점주·수탁사업자·온라인플랫폼 입점사업자 등 협상력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10대 공약을 발표했지만,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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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출정식 및 첫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12 mironj19@newspim.com |
◆ 가맹사업법 개정안 '패스트트랙' 상정…본사, 가맹단체 협의 요청 거절시 처벌 대상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패스스트랙에 지정되면 자동으로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돼 330일 안에 표결에 부쳐진다.
개정안은 가맹점주를 근로자로 보고 노동조합 단체협상권과 비슷한 단체교섭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본사가 가맹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고발 등 제재 대상이 되는 게 골자다.
기존 법안에도 가맹점주 단체가 협의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은 있었지만, 처벌 대상은 아니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핵심은 본사가 가맹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을 거절하면 시정명령 등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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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단계로 완화된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시내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고객들이 매장 내 좌석을 이용하고 있다. 2020.09.14 yooksa@newspim.com |
이번 10대 공약집에는 가맹점주의 협상력 강화에 이어 대리점주와 수탁사업자, 온라인플랫폼 입점사업자의 협상력까지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 "의견 조율 위해 협상권 강화" vs "본사 부담 커…절차 간소화"
지난해 관련 법안은 프랜차이즈 업계와 가맹점주 단체의 첨예한 대립 끝에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업계 손을 들어주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작년 4월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하나의 가맹본부에서 수십 개의 가맹점을 관리하는데 만약 무한정 협의를 요청하는 경우 가맹본부의 영업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언급했다.
논란이 많았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비롯해 민주당 10대 공약에 포함된 대리점주·수탁사업자·입점업체의 협상권 강화 관련 공약에 대해 업계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본사는 (가맹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에) 수락할 의무가 없다 보니 아예 (협의 요청을) 안 들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공정위에 신고를 한다든지 개별 소송을 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며 "보다 쉽게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협상권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프랜차이즈협회는 개정안 보완을 요청하고 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본사는 여러 개의 가맹점주 단체와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본사에게는 지나친 부담"이라며 "적어도 여러 번 협의를 하지 않도록 절차를 단일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