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그룹이 19일 늦은 오후, 그룹 실세 인사들의 향후 거취와 전략기획실 복원등을 담은 일부 조직개편 방향을 깜짝 발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후 "21세기 변화가 예상보다 빠르다. 미래를 위해서는 그룹 전체의 힘을 모으고 사람을 바꿔야 한다"며 내놓은 카드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그룹 조직(전략기획실)을 꾸려나갈 책임자로 삼 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김순택 부회장을 임명했다"며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을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으로, 김인주 삼성전자 상담역을 삼성카드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김순택 부회장은 새로 조직되는 그룹 조직의 책임자이고, 과거 전략기획실의 오래된 팀장급 임원들도 일부 교체가 있을 예정"이라며 "이학수 고문 등은 과거 전략기획실에 대한 문책의 성격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를 요약하면, 이 회장의 "그룹 조직을 다시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실(명칭은 검토 중)을 다시 복원시키고, 이학수 고문과 김인주 상담역 등 과거 전략기획실 핵심 인사들을 계열사 고문으로 보내는 문책성 인사 성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방향은 일단 이번 연말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사 태풍을 예고한다.
이 회장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승진 결심을 굳혔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전략기획실의 복원을 통해 새로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함과 동시에 이재용 부사장 체제의 '뉴 삼성' 기틀을 다시 짜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문책성 의미라고는 하나 핵심 실세 인사들을 각 계열사로 내려 보냈다는 점에서 그에 걸맞는 인사 혁신은 당연히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 발표로 사실상 이학수, 김인주 등 실세 인사들은 그룹 중심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에 맞는 역할롤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전무가 삼성물산 경영에 일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만큼 이학수 고문의 역할 모델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재계 인사는 "이학수 고문이 삼성물산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기는 했지만 그동안 이 회장을 가장 지근거리에 보필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문책성 인사의 성격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 회장의 자녀들에 대한 후계 문제를 조율하고, 완전한 경영승계에 대비한 사전정지작업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과거 구조본, 전략기획실의 형태적으로는 복원이지만 새로 출범하는 것을 계기로 일부에서 지적했듯 부정적인 이미지, 부정적인 관행 이런 것들을 씻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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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