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결정에 대해 반대했던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악셀 베버(Axel Weber)의 경고가 아일랜드 위기 사태를 계기로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18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아일랜드가 유럽연합(EU)의 구제 금융을 거부함으로써 ECB가 불가피하게 아일랜드 국채 매입을 늘리는 한편 아일랜드 은행권에 더 많은 대출을 실행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ECB 정책 이사를 겸하고 있는 베버 총재는 이미 지난 5월에 이 같은 사태가 나타날 수 있으며, 결국 재정적인 곤란에 직면한 나라와 은행권 지원 필요 때문에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코메르츠방크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요어그 크라에머는 "위기감이 고조되면 ECB가 몸을 던지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ECB는 다시 한번 주변국 국채를 적극 매입함으로써 재무구조를 위험에 빠드리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ECB는 최근 엿새 동안 전개된 아일랜드 위기 사태에 대해 EU 정부들이 해법을 도출하라고 요청해왔다. 이들의 점증하는 우려는 이번주 ECB 본부의 집행이사들이 나서 아일랜드로 하여금 구제 금융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나아가 다시 한번 부양조치들을 회수할 방침임을 확인하도록 했다.
빅토르 콘스탄시오 ECB 부총재는 "EU의 아일랜드 구제가 실시되어야 상황이 안정될 수 있다"고 발언했으며, 유어겐 슈타르크 이사는 "연말까지 긴급한 지원 조치들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 런던의 수석 유로존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태는 '전염' 위험이 매우 높으며 ECB는 유럽 금융시스템의 청소에 다시 나서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버 총재에 대한 찬반 의견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때가 늦기 전에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베버 총재의 주장은 올바르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소시에테제네랄의 유럽담당 공동수석은 "베버 총재의 요점은 중앙은행이 항상 어려움에 빠진 나라를 구하는데 앞장설 수는 없다는 것이며, 통화와 재정 정책 사이에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브 메르시 ECB 정책이사는 전날 독일 디벨트지와의 대담에서 "ECB가 늘 곤란에 빠진 정부와 은행을 뒤에서 받치는 방어막을 제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EU 구제 수용 여부는 아일랜드가 결정하는 것이며, ECB도 위험관리 면에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출구전략을 인질로 삼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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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