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미국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가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자산가격 버블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상품가격 급등 유발, 향후 연준의 출구전략 시행시 어려움 가중과 같은 부작용을 가져올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11일 한국은행 해외조사실의 임춘성 과장은 '미국 연준의 추가양적완화(QE2) 효과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 한은 임춘성 과장은 "미 연준이 지난 3일 발표한 6000억달러의 국채매입 계획(QE2)은 장기금리 하락, 주가 상승, 미 달러화 약세라는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이러한 가격지표의 긍정적 변화가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데는 한계가 있으리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라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QE2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자산매입이 ▲ 금융기관의 대출 증가 ▲ 장기금리 하락 ▲ 주가 등 위험자산의 가격 상승 ▲ 미 달러화 약세로 연결되는 1차 경로와 이것이 다시 소비· 투자·수출 확대로 연결돼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도 적정수준으로 상승하는 2차 경로가 모두 원활히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 한국은행 |
그러나 1차 경로의 경우 대출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 작동한 것으로 보이지만 2차 경로는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임 과장의 판단이다.
문제는 QE2가 ▲ 자산가격 거품 초래 ▲ 연준의 출구전략 시행시 어려움 가중 등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
임 과장은 “풍부한 달러화 유동성이 신흥시장국으로 추가 유입되면서 자본유입국의 자산가격 버블을 초래할 수 있다”며 “G20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국들이 자국 통화가치의 과도한 절상을 막기 위해 환율방어정책을 재시행할 경우 환율분쟁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실제 QE2의 시행방침 발표 이후 상품시장으로 대규모 투기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금, 원자재 등 상품가격이 급등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연준에 예치된 초과지준은 10월말 현재 9735억달러에 달하는데 추가로 국채매입시 그 규모는 더욱 커져 향후 출구전략 시행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확대된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로 채권을 매각할 경우 채권가격이 하락(수익률 상승)해 자본손실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임 과장은 "현재 연준이 보유중인 국채의 절반이 5년 이상 만기채권이며 앞으로 추가 매입하는 국채의 만기도 평균 5~6년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국채의 만기 전에 출구전략을 시행하게 되면 해당국채의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이어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지준부리 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규모 초과지준에 대한 이자지급으로 연준의 수지 악화 예상된다"며 "이러한 점을 의식해 출구전략 실시를 지나치게 미루면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QE2의 실행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임 과장은 세번째 양적완화에 대한 논란이 진행될 수 있음을 점치기도 했다.
그는 "연준이 QE3의 실시 여부에 대해 명백한 시그널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중 이 문제가 또 한 차례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QE2가 만료되는 내년 6월을 전후해 국채매입 한도의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