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어 대우도 명퇴 추진…중소형사 확산 관측
[뉴스핌=홍승훈 기자] 증권가에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시작은 삼성이다. 삼성증권이 이달초 명퇴 접수를 받기 시작해 다음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의 이번 명퇴는 조만간 정기인사를 앞둔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젊은 인재론'에 맞춰 금융계열사 중심의 전략적인 일환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증권을 신호탄으로 명퇴 추세가 여타 중소형 증권사로도 옮겨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대우증권이 다음주께 명퇴 접수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달 초 명예퇴직 접수를 받기 시작했으며 다음주께 마무리할 예정이다. 회사측에선 50여명 내에서 명퇴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은 차장과 부장급 중심이며 이들에겐 2년치 급여가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급의 경우 약 2억 5000만원 안팎이 예상된다.
이어 현재 노사간 명퇴 기준을 두고 막바지 조율중인 대우증권은 다음주부터 명퇴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대우의 명퇴신청 자격은 대리 및 과장 7년차 이상과 차장이상 직원이며 명퇴자에 대한 처우는 올초 30여명 수준에서 단행된 명퇴 기준보다 다소 상향될 전망이다.
현재 노사 양측은 22개월 급여 및 6개월 재취업교육, 자녀 학자금 3년 이상 보조 등을 두고 막판 조율을 진행중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직원들 중에서도 퇴로를 생각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다. 회사가 어려워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이같은 명퇴 바람은 다른 대형사와 중소형증권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소식통은 "최근 증시상황은 좋아졌지만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경우 적자점포가 늘고 있고,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회사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형사들이 명퇴를 시작하면서 이같은 추세가 점차 확산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증권사 노조측에서도 명퇴가 또 다른 선택, 퇴로의 기회라는 점에서 반대만을 외치진 않는 분위기다.
증권사 노조 한 간부는 "사측에서 찍어서 내보내는 일명 '찍퇴'는 반대하지만 나이 많은 직원들이 각사마다 꽤 되고 각자 다른 계획을 갖는 직원들도 있다"며 "이들에게 또다른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임원은 "추후 시장 변화와 각사별 인사적체, 효율적인 경영 등을 고려할 때 명퇴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