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담자? LG電·하이닉스 "Yes"
[뉴스핌=홍승훈 기자] 국내증시의 국가대표격인 '삼성전자' 주가가 영 시원찮다.
IT업황 부진에 따라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내던지는 탓이다. 하지만 같은 IT 대표주 하이닉스와 LG전자에 대해선 사들이고 있다. 그 뒤에는반도체가 숨어있다.
지난 3/4분기 실적발표 결과, 삼성전자는 전체적인 실적둔화 속에서도 반도체 부문 이익은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이 수개월째 떨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또한번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도체가 좋다면 반도체만 담으면 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LCD, 반도체 등 IT 전반을 아우르는삼성전자보단 반도체에 집중하는 하이닉스로 대체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최근 기관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이같은 기조가 확연해진다. 기관은 10월 들어 삼성전자를 1480억원 어치 팔아치우며 이전의 매도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외국인도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 9월 매수우위에서 10월 2300억원 가량을 팔며 매도세로 전환했다. 반면 하이닉스에 대해선 기관과 외국인 모두 매도에서 매수로 기조를 바꿨다.
기관은 이달 들어 하이닉스를 3770억원, 외국인은 270억원 이상 사들였다.
국내 한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IT경기가 좋지않기 때문에 IT 전부를 아우르는 삼성전자보단 IT 중 이익이 살아있는 반도체를 사려는 심리가 강하다"며 "이에 삼성보단 반도체에 집중하는 하이닉스를 사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해왔다.
동일한 IT 대표주인 LG전자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낙폭과대냐 장기성장성 훼손이냐를 두고 논란이 치열하다.
최근 LG전자를 매수하는 측에선 낙폭과대가 가장 큰 매수 논리다. 스마트폰경쟁력이 크게 밀리며 주가 낙폭이 커졌지만 최근 옵티머스 등 스마트폰이 탄력을 받으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심리가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투자 메리트가 생겨 장기적으로 묻어두려는 수급주체들이 사들이고 있는 것.
반면 LG전자의 장기성장성 훼손에 무게를 둔 이들 또한 상당수다. 이들은 여전히 LG전자를 팔아치우고 있다. 결국 외국인은 두달 연속 매도세를, 기관은넉달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는 등의 엇갈린 행보가 나타나는 이유다.
현대증권 진성혜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IT 대표주자이지만 무거운 주식"이라며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때 무거운 주식보단 가벼운 주식을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최근 1개월 주가차트 |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