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덕 기자] 증권사들이 건설사 회사채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압박을 받은 건설사들은 상반기에 운영자금 조달용으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들 회사채는 기관과 개인들에게 팔렸지만 일부는 증권사들이 보유하고있다.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건설사 회사채 거래가 뚝 끊김은 물론 금리가 크게 뛰어올랐다(채권가격 하락). 증권사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 증권사, 너도나도 건설채 인수경쟁
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규모(사모사채 제외)는 약 2조 2100억원 가량이다.
롯데건설이 3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라건설 3000억원, 한화건설 2200억원,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각각 2000억원, 포스코건설 1500억원, 두산건설 1300억원, GS건설과 한신공영이 각각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물량이 소화되는 건설사들은 앞다퉈 회사채 발행에 뛰어든 셈이다.
이렇게 발행된 회사채는 증권사를 통해 대부분 인수됐다. 증권사는 자체 법인(기관)영업팀과 리테일(소매)영업부를 통해 인수한 회사채를 판매한다.
보통 발행 전에 수요를 예측해서 물량을 인수하지만, 우선 인수부터 하고 나서 영업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팔리지 않은 물량은 결국 증권사가 떠안게되는 것. 또 증권사들은 투자목적으로 보유하기도했다.
지난 2월 현대산업개발 회사채 발행 때는 무려 16개 증권사가 인수사로 선정되는 등 수요가 많았다. 그런데 6월 들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채권은행단의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면서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급감했다.
마침내 지난달 25일 16개 건설사가 신용위험등급 평가 결과 워크아웃 혹은 퇴출대상인 C, D급으로 분류됐고, 이는 곧 건설사 회사채로 불통이 튀었다.
한 증권사 채권영업 담당자는 “건설채는 이미 상당기간 전부터 시쳇말로 '안 먹히는' 상황이었다”며 “증권사들이 인수한 회사채를 파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회사채 업종별 인수·주관 현황을 살펴보면, 건설사 회사채를 가장 많이 인수한 증권사는 KB투자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이다. 두 증권사가 인수한 건설사 회사채는 총 발행된 건설사 회사채의 30%를 차지한다.
KB투자증권은 지난 7일 현재까지 총 5300억원의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했다. 특히 한라건설과 한신공영, 삼부토건 등 'BBB+'급 회사채를 1700억원 어치나 인수했다.
이밖에도 한국투자증권 1900억원을 비롯해 키움증권, 현대증권, 한화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등 상반기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한 증권사는 총 28개에 이른다.
◆ 기관은 외면, 개인도 '노땡큐'… NCR에 악영향
증권사들이 이렇게 회사채 인수에 열을 올린 이유는 무엇보다도 높은 회사채 금리다. 시중금리보다 많게는 2배 이상인 8%까지 높은 고금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증권사들의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금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앞서 언급한 건설사 가운데 한 건설사는 실제 신용등급보다 한두 단계 낮은 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것을 요구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 그런 반면 또 다른 건설사는 이런 ‘굴욕’까지 감내하면서 회사채를 발행했다. 실제보다 낮은 신용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높은 이자율을 감당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기업평가 배문성 선임연구원은 “사실 건설채가 다른 산업채에 비해 수익률이 높아도 워낙 인기가 없어, 이제는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안 하려는 분위기”라며 “올해 들어서 건설채 인기가 더 없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보수적인 자산운용사는 건설채 자체를 편입하지 않고 있다”며 “그래도 워낙 금리가 높으니까 일부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많이 편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채권분석부 김민정 수석연구원은 “자산운용사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리스크가 높은 건설사 회사채 편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이렇게 인수한 회사채들이 증권사 창구를 통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 많이 매매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도 건설사 회사채를 기피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까지 잘 팔린 'BBB' 등급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했는데, 최근 회사채 신용등급이 'CCC'로 떨어져버려 이 채권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가 낭패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증권사가 소화하지 못한 회사채 물량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경우 영업순자본비율(NCR·Net Capital Ratio)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도 증권사에게는 부담이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잣대다.
김민정 연구원은 “국고채가 아닌 크레딧채권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무한정 오래 가지고 있기 어렵다”며 “증권사 자체의 재무구조에도 마이너스 영향을 끼칠뿐더러 NCR이 떨어지면 감독기관의 제재도 받을 수 있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압박을 받은 건설사들은 상반기에 운영자금 조달용으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들 회사채는 기관과 개인들에게 팔렸지만 일부는 증권사들이 보유하고있다.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건설사 회사채 거래가 뚝 끊김은 물론 금리가 크게 뛰어올랐다(채권가격 하락). 증권사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 증권사, 너도나도 건설채 인수경쟁
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규모(사모사채 제외)는 약 2조 2100억원 가량이다.
롯데건설이 3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라건설 3000억원, 한화건설 2200억원,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각각 2000억원, 포스코건설 1500억원, 두산건설 1300억원, GS건설과 한신공영이 각각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물량이 소화되는 건설사들은 앞다퉈 회사채 발행에 뛰어든 셈이다.
이렇게 발행된 회사채는 증권사를 통해 대부분 인수됐다. 증권사는 자체 법인(기관)영업팀과 리테일(소매)영업부를 통해 인수한 회사채를 판매한다.
보통 발행 전에 수요를 예측해서 물량을 인수하지만, 우선 인수부터 하고 나서 영업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팔리지 않은 물량은 결국 증권사가 떠안게되는 것. 또 증권사들은 투자목적으로 보유하기도했다.
지난 2월 현대산업개발 회사채 발행 때는 무려 16개 증권사가 인수사로 선정되는 등 수요가 많았다. 그런데 6월 들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채권은행단의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면서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급감했다.
마침내 지난달 25일 16개 건설사가 신용위험등급 평가 결과 워크아웃 혹은 퇴출대상인 C, D급으로 분류됐고, 이는 곧 건설사 회사채로 불통이 튀었다.
한 증권사 채권영업 담당자는 “건설채는 이미 상당기간 전부터 시쳇말로 '안 먹히는' 상황이었다”며 “증권사들이 인수한 회사채를 파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회사채 업종별 인수·주관 현황을 살펴보면, 건설사 회사채를 가장 많이 인수한 증권사는 KB투자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이다. 두 증권사가 인수한 건설사 회사채는 총 발행된 건설사 회사채의 30%를 차지한다.
KB투자증권은 지난 7일 현재까지 총 5300억원의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했다. 특히 한라건설과 한신공영, 삼부토건 등 'BBB+'급 회사채를 1700억원 어치나 인수했다.
이밖에도 한국투자증권 1900억원을 비롯해 키움증권, 현대증권, 한화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등 상반기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한 증권사는 총 28개에 이른다.
◆ 기관은 외면, 개인도 '노땡큐'… NCR에 악영향
증권사들이 이렇게 회사채 인수에 열을 올린 이유는 무엇보다도 높은 회사채 금리다. 시중금리보다 많게는 2배 이상인 8%까지 높은 고금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증권사들의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금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앞서 언급한 건설사 가운데 한 건설사는 실제 신용등급보다 한두 단계 낮은 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것을 요구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 그런 반면 또 다른 건설사는 이런 ‘굴욕’까지 감내하면서 회사채를 발행했다. 실제보다 낮은 신용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높은 이자율을 감당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기업평가 배문성 선임연구원은 “사실 건설채가 다른 산업채에 비해 수익률이 높아도 워낙 인기가 없어, 이제는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안 하려는 분위기”라며 “올해 들어서 건설채 인기가 더 없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보수적인 자산운용사는 건설채 자체를 편입하지 않고 있다”며 “그래도 워낙 금리가 높으니까 일부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많이 편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채권분석부 김민정 수석연구원은 “자산운용사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리스크가 높은 건설사 회사채 편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이렇게 인수한 회사채들이 증권사 창구를 통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 많이 매매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도 건설사 회사채를 기피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까지 잘 팔린 'BBB' 등급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했는데, 최근 회사채 신용등급이 'CCC'로 떨어져버려 이 채권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가 낭패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증권사가 소화하지 못한 회사채 물량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경우 영업순자본비율(NCR·Net Capital Ratio)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도 증권사에게는 부담이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잣대다.
김민정 연구원은 “국고채가 아닌 크레딧채권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무한정 오래 가지고 있기 어렵다”며 “증권사 자체의 재무구조에도 마이너스 영향을 끼칠뿐더러 NCR이 떨어지면 감독기관의 제재도 받을 수 있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