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다음은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수석이코노미스트가 다보스포럼에 등장한 다섯 가지 핵심 주제에 대해 지난 26일 내놓은 《다보스 논쟁》(Davos Debate)을 정리한 것이다.전 세계 관심 속에서 세계경제의 흐름을 집결하고 있는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세계 금융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는 다섯 가지 쟁점들이 무대에 올려졌다. 그것은 △ 미국중심의 세계경기 회복 △ 외환시장 부담 공유 △ 중국의 위협 △ 역외 아웃소싱 △ 보호주의 대두 등으로 요약된다.1. 세계: 미국중심의 경기회복이라는 마약처방을 갈구하다 미국에 대한 양가감정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세계는 막강한 미국의 성장 동력에서 새로운 활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고 있다.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세계적인 그리고 미국의 특수한 불균형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다. 현재와 같은 단일체제 속에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2004년 다보스포럼은 이런 “용감한 신세계(Brave New World)”로 전진하자는 주장이 주를 이루었다.2. 유럽: 美 달러화 조정 부담을 일방적으로 짊어지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다 조만간 G7 회담에서 벌어질 “외환시장의 부담공유”에 대한 활발한 논쟁을 이끌어 냈다. 실제로 유럽과 아시아의 양극체제(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유럽 쪽은 만약 아시아 측의 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달러 추가약세 부담이 유로화로 집중될 것이란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사실 계산상으로만 보면 미국 경상수지 적자 불균형이 해소되려면 달러는 지금까지 평가절하 폭만큼 추가로 평가 절하되어야 한다. 이럴 경우 유로/달러는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 유럽으로서는 겁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사실 외환시장 부담공유에 대한 논쟁은 세계화가 풀어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쟁점의 본질로 직접 연결된다. 그것은 바로 중국과 미국이라는 개혁세력과 일본과 유럽이라는 개혁외부 세력 간의 불균형이라는 쟁점이다.일본과 유럽은 자체 개혁을 자랑스럽게 내보이지만, 그 과정이 너무도 느리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중국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정보기술(IT) 바람을 타고 있는 미국도 그 어느 때보다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지금, 느린 개혁은 상대적으로 보자면 뒤로 크게 후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특히 유럽연합의 경우 동유럽 및 중유럽 등으로의 확장시도가 계속 지체되고 있다. 게다가 안정성장 협약이 사실상 파기된 지금 유럽의 구조개혁을 이끌어낼 압박요인은 ‘유로 초강세’ 외에는 없어졌다. 3. 중국: 중국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2003년 초반까지 중국의 성장에 전율을 느끼던 세계는 이제 이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환율 문제가 그 핵심적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위안화 페그제는 불공평하게 중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달러 약세 조건 속에서 유럽에게 감당하기 힘든 압력을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막강한 중국의 수출기업 덕분에 선진국들이 모두 ‘고용 없는 성장’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식으로 중국경제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중국 수출 증가의 65%는 일본 미국 유럽 등의 대기업의 중국 현지자회사를 통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나, 이 기간 중국의 수입도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왜곡된 시각은 잘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결국 앞으로 이러한 시각을 매개로 한 세계경제의 긴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4. 고용: 역외 아웃소싱 문제가 결국 논쟁거리로 불거졌다 경제적인 면에서 볼 때 아마도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가 바로 이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다.선진국에서 ‘고용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제품생산(중국) 및 서비스(인도)의 아웃소싱의 급격한 성장이 위협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선진국 경제가 자신의 아성으로 여겨왔던 서비스 부문의 아웃소싱 추세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다.세계화의 핵심 면모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던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이제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그러나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측은 이러한 역외 아웃소싱이 선진국의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에는 그 영향이 너무 작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 근거로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가 수행한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5년까지 미국 기업 사무처리 인력 중 330만 명 정도만 역외 아웃소싱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연구결과는 상당히 의심스럽다. 먼저 사무처리인력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실 이 부분은 전체 사무직 기능의 세계화 추세의 일부에 불과하다. 또 최근의 경험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IT활용을 통한 변화양상이 지나치게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이나 기업의 IT투자와 마찬가지로 역외 아웃소싱이 가지는 매력을 기업들이 놓칠 리 만무하다. 세계 노동력 교환을 통해 높은 사무직 고용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기업 비용절감 전략의 필수적인 핵심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5. 무역: 보호주의의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급성장에 따른 효과가 특히 우려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혹자는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세계화의 안정을 저해한다고 지적하고, 또 다른 사람은 농업의 선례에서 보듯이 현재 세계는 핵심 경제활동을 장기적으로 위축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성토한다.문제는 오늘날 농업보조금과 같은 보호주의의 함정이 앞으로 제조업의 장기적인 위축 이후 나타나게 될 양상의 전조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서비스 산업에서의 압력이 이런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중국 및 인도와 같은 대형 후발주자들이 세계 상거래시장에 등장하는데 따른 부담과 공포가 지금과 같은 보호주의의 태동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중국 비난하기에 나섰고 유럽도 같은 노선을 선택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세계화의 핵심면모 중 하나인 교역자유화는 당위가 되지 못한다.◆ 다시 한번 다보스의 단기 낙관론을 경계한다물론 올해 다보스포럼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다. 바로 일년 전의 경기위축과 심각한 전쟁양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그랬다. 세계경기 및 금융시장의 회복세 덕분에 최소한 당분간은 불안심리는 누그러진 상황이다. 게다가 포럼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오는 11월 초 미국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별다른 악재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했다.물론 미국대선이 끝나고 난 시점부터는 긍정적인 단기전망과 장기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세계화의 긴장감 사이에 주도권 경쟁이 다시 시작될 것임이 분명하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