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주류업계는 25일 종가세로 인한 위스키 산업 성장 한계를 지적했다.
- 현재 위스키·소주는 출고가 기준 72% 종가세를 적용받아 프리미엄 증류주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정부는 종량세 전환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지만 소주 가격 상승과 세수 감소 우려로 신중히 검토 중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업계 "도수별 구간 나눠 종량세 설계할 수 있어"
농식품부, 연구용역 발주…하반기 관계부처 협의
K-푸드와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동안 한국의 주류 산업은 제도적 한계 속에 머물러 있다. 막걸리는 국가무형문화재지만 법적 전통주가 아니고, 한국 전통주를 나타내는 표기 조차 부처마다 다르다. 성장하는 위스키 산업은 규제와 세금의 벽에 막혀 있고,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도 미미한 수준이다. <뉴스핌>은 'K-술 리포트'를 통해 한국 전통주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대만에는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 카발란(Kavalan)이 있다. 카발란은 신생 증류소지만 국제 주류 품평회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일본 역시 산토리와 닛카를 앞세워 위스키 강국 반열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세계적인 위스키 소비국임에도 아직 이렇다 할 대표 위스키 브랜드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그 원인 중 하나로 58년째 유지되고 있는 주세 체계를 지목한다.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시장은 최근 고급화 흐름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 오픈런 현상을 일으킨 김창수 위스키를 비롯해 기원위스키, 쓰리소사이어티스 등 국내 증류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프리미엄 위스키를 육성하기 어려운 구조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주세(酒稅)다. 주세는 국내 제조장이나 보세구역에서 반출되는 주류의 수량 또는 가격을 기준으로 제조업자나 수입업자에게 부과되는 소비세다.
주종별 과세체계는 주정, 탁주, 맥주 등과 같이 수량을 과세표준으로 하는 종량세외 소주, 위스키 등과 같이 가격을 과세
표준으로 하는 종가세로 구분된다. 현재 위스키와 브랜디, 리큐르, 일반증류주, 소주 등 대부분의 증류주는 출고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72%의 고율의 주세를 부과받는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7년부터 종가세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에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이 징수와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주세 체계는 큰 틀에서 유지돼 왔다.
반면 맥주와 탁주(막걸리)는 다르다. 맥주와 탁주는 2020년부터 가격이 아닌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 체계로 전환됐다.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간 과세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종량세는 술 가격과 관계없이 알코올 함량과 용량에 따라 세금을 매긴다. 같은 양과 도수라면 고급 원료를 사용하거나 숙성 기간을 늘려도 세금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반면 종가세는 제품 가격이 높아질수록 세금도 함께 증가한다.
예를 들어 같은 용량과 도수의 위스키라도 5만원짜리 제품보다 20만원짜리 제품의 세금 부담이 훨씬 크다. 오크통 숙성을 오래 거치거나 고급 원액을 사용해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 세금도 함께 늘어난다. 업계가 좋은 술을 만들수록 세금을 더 낸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특히 위스키 산업은 다른 주류보다 장기 투자가 필수적이다. 원액을 생산한 뒤 수년간 숙성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창고 비용과 재고 부담도 발생한다. 그러나 숙성을 통해 가치가 높아질수록 세금 부담 역시 커지는 구조여서 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는 맥주처럼 증류주 역시 종량세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량세가 도입되면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장기 숙성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호 한국막걸리협회장 겸 조은술세종 대표는 "지금은 종가세 때문에 소규모 양조장과 증류소가 다양한 술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한국에서도 다양한 프리미엄 증류주가 나오려면 결국 종량세 체계로 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위스키만 별도로 종량세를 적용할 경우 소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소주와 위스키는 모두 증류주로 분류돼 동일한 종가세 체계 아래 관리되고 있다.
종량세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일부 소주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수 감소 우려 역시 정부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다. 실제 주세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위스키 업계가 종량세 전환을 요구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문제는 소주"라고 말했다. 그는 "위스키와 소주는 같은 증류주로 묶여 있어 위스키만 따로 세제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종량세로 전환하면 소주 가격 인상 가능성이 생기는데, 소주는 대표적인 서민 술인 만큼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종가세를 유지하는 국가는 많지 않지만 소주처럼 대중 소비 비중이 높은 주류를 가진 국가들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과제이지만 현재로서는 물가와 소비자 부담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일부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2024년부터는 종가세 적용 국산 주류에 대해 제조장 판매가격에서 일정 비율을 제외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또 소규모 전통주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최대 50% 수준의 경감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지원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위스키 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가세 체계 자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경기호 한국막걸리협회장 겸 조은술세종 대표는 "위스키와 소주를 모두 같은 증류주로 묶어 하나의 세율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도수별 구간을 나눠 종량세 체계를 설계할 수 있다"며 "25% 이하 저도주와 고도주를 구분해 세율을 적용하면 소주 가격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위스키 산업 육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세제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증류주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 결과가 나오면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라며 "업계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만큼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해도 세입 구조를 크게 흔들거나 시장에 충격을 주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주세 수입과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 세수 중립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에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