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이 1일 공급망 국제화 전략을 확대했다
- 공장 이전 넘어 물류·금융·표준까지 묶었다
- 한국은 네트워크·표준 대응책을 강화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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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지 넘어 물류·금융·표준까지 해외 확장
KIEP "네트워크 경쟁구조 확산…韓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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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중국이 '세계의 공장'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설계자 역할을 노리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 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생산·물류·금융·표준·서비스까지 묶은 공급망 전체를 해외에 구축하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국은 중국의 해외 생산거점 확대를 단순한 공장 이전으로 볼 것이 아니라, 중국 본토의 생산 역량과 해외 거점이 결합된 '네트워크형 공급망' 확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중국 기업이 제3국에 구축한 생산·물류·서비스망이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는 만큼, 한국 역시 공급망 정보체계 고도화와 현지화 전략 강화 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 미·중 갈등이 키운 '공급망 국제화'…中, 해외로 눈 돌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중국의 공급망 국제화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공급망 전략이 '국내 생산기반 강화'에서 '해외 네트워크 확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단순히 자국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부품·장비·소프트웨어·물류·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공급망 전체를 설계·운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시작된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에는 공급망 안보를 국가 안보의 핵심 축으로 격상하고, 생산·유통·기술·자원 공급망을 다변화·고도화하겠다는 방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자국 내 핵심 생산기지를 유지하면서도 해외 생산·조립·판매 거점을 연계하는 글로벌 운영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중국이 공급망을 해외로 확장하는 배경에는 미·중 전략경쟁과 유럽의 견제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이어가는 동시에 반도체·AI 등 첨단 기술 수출통제와 대중 투자심사를 강화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을 통해 중국산 수출에 대한 규제를 높이고 있다.
이에 과거처럼 중국 내 생산이 글로벌 수출로 이어지는 단일 모델만으로는 주요 시장 접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으로 내수만으로는 전기차·배터리·기계장비 등에서 확대된 생산능력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이 국내에서 축적한 생산역량을 해외 수요와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출구로 '공급망 국제화'를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 공장만 옮기는 게 아냐…물류·금융·표준까지 묶어 수출
중국 공급망 국제화의 특징은 단순한 공장 이전에 그치지 않고,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서비스 인프라를 패키지로 따라붙게 한다는 점이다. KIEP에 따르면 중국은 15차 계획 이후 해외 생산거점 구축과 함께 전자상거래, 물류망, 서비스 플랫폼, 금융지원, 표준 보급, 리스크 관리 등을 포함한 통합형 지원 모델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국가 차원의 해외 종합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에 진출하는 자국 기업에 법률·세무·금융·무역·물류·통관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항목은 수백 개 수준으로 확대되고 여러 하위 플랫폼이 연계되는 구조로, 과거처럼 기업이 해외에 나가 모든 비용과 리스크를 스스로 감당하던 방식에서 정부가 금융·법률·물류·표준까지 함께 지원해주는 '국가 지원형 해외진출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KIEP는 중국 공급망 국제화의 핵심을 '본토와 해외거점을 촘촘히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으로 요약한다. 핵심 기술과 부품, 소재, 장비, 표준은 중국 본토에 남겨두고 해외 생산기지는 조립·판매·물류·A/S 등 완제품 단계의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 경우 각국에 중국계 공장이 늘어나더라도 중간재와 핵심 장비, 공정 소프트웨어, 운영 표준을 공급하는 '중국 본토'에 대한 의존도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해외 생산거점이 확대될수록 중국산 부품·장비·소프트웨어 수출이 함께 늘어나고, 해외 법인에서 발생하는 배당·투자수익·물류·플랫폼 수익이 중국 모기업으로 환류되는 구조를 지향할 수 있다. 단순한 생산기지 이전이 아니라, 각국에 '중국 밖의 중국 경제권'을 촘촘히 심어놓는 전략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 "中 기업 아닌 中 네트워크와 경쟁"…韓 대응전략은
KIEP는 한국이 중국의 해외 생산거점을 단순한 공장 이전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앞으로 한국 기업은 중국 본토 기업과의 직접 경쟁뿐 아니라 동남아·중남미·유럽 등 제3국에 진출한 중국계 생산거점, 중국산 부품 공급망, 중국식 물류·플랫폼·표준 체계가 얽힌 '중국 네트워크' 전체와 동시에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배터리·기계·가전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제3국에 공장을 세우고 중국에서 조달한 부품·장비·소프트웨어·물류서비스를 묶어 공급한다면, 한국 기업은 완제품 가격만이 아니라 부품 조달망·물류 효율·현지 금융지원·표준 호환성까지 포괄하는 '패키지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개별 공장 수나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넘어, 누가 더 큰 공급망 네트워크를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가 본격적인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KIEP는 한국 정부에도 공급망 관점의 체질 개선을 주문한다. 우선 해외 진출 지원을 단순한 수출금융·보증 수준에 머물지 않고, 법률·세무·통관·인증·노무·금융을 포괄하는 통합형 서비스 체계로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원스톱 해외 지원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만큼, 한국도 복수 부처·기관에 흩어진 서비스를 한데 묶는 '한국판 패키지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아울러 중국의 표준 확산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기업이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국제표준화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술·산업 경쟁이 특정 제품이나 공장 수준을 넘어, 인증·규제·표준 체계에서 사실상 '룰 전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첨단산업 유턴 지원과 공급망 다변화 지원, 핵심 소재·부품·장비 자립도 제고 정책 등을 연계해 한국형 공급망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IEP는 "중국의 공급망 국제화는 단순한 생산지 이동보다 네트워크 운영 역량 경쟁의 성격이 강하다"며 "한국의 대응도 시장·품목 다변화 중심에서 네트워크·표준·현지화·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 줄 요약
중국의 공급망 국제화는 공장만 옮기는 차원이 아니라, 생산·물류·금융·표준·서비스를 한 세트로 해외에 수출하는 국가 전략에 가깝다. 앞으로 글로벌 경쟁은 어떤 나라가 공급망 전체를 얼마나 통합된 네트워크로 구축하고 운영하느냐를 두고 벌어지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