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159와 링스헬기 노후화 한계… '헬기 전력 공백' 구조적 문제
日 SH-60K 70여대·中 Z-20F 증강… 동북아 대잠헬기 경쟁 격화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해군이 1일 MH-60R '시호크' 2대를 진해 제62해상항공전대에 실전 배치하면서, 한국 해군 해상작전헬기 전력이 연안·근해 중심에서 원해(遠海) 기동전 수준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을 맞았다.
지금까지 해군의 대잠전은 구축함과 초계함 중심의 '플랫폼 의존형' 구조에 가까웠다. 함정에 탑재된 헬기도 있었지만, 주력은 1990년대 도입된 슈퍼링스 계열로, 기령이 30년에 육박하면서 센서와 항전장비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군이 2016년 이후 도입한 AW-159 와일드캣이 전력의 한 축을 맡고 있지만, 경량급 플랫폼이라는 태생적 제약을 안고 있다. 작전반경과 탑재 능력, 특히 심해 대잠 탐지 능력에서 한계를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전력은 연안과 근해 방어에는 대응 가능하지만, 원해에서의 지속적 탐지·추적·타격을 동시에 수행하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공백을 메우는 카드가 바로 MH-60R이다. 일명 '시호크'는 최대 작전반경 약 830km, 보조연료탱크 장착 시 4시간 이상의 체공능력을 바탕으로 함대에서 떨어진 원해에서도 장시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AN/AQS-22 저주파 디핑소나와 소노부이 체계는 기존 헬기와 차원이 다른 탐지 범위를 제공한다. 해상레이더와 EO/IR, ESM이 결합된 통합 센서 체계는 표적 탐지와 식별, 추적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거뜬히 수행한다.
여기에 AGM-114 헬파이어와 Mk-54 경어뢰, 향후 국산 청상어까지 연동되는 무장 체계는 '탐지 이후 타격까지'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탐지 자산과 타격 자산이 분리됐던 기존 해상작전 헬기와 비교하면, 사실상 '공중형 대잠 타격 플랫폼'이 새롭게 추가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일 헬기 전력 증강을 넘어, 해군 전체의 작전 개념 변화를 의미한다. MH-60R은 KDX-III Batch-II 이지스 구축함(정조대왕함, 다산정약용함, 대호김종서함), 그리고 도입이 진행 중인 P-8A 해상초계기와 결합해 다층적인 '해상 대잠 킬체인'을 구성하게 된다.

즉, 장거리에서는 P-8A가 광역 탐색을 수행하고, 구축함이 지휘·통제 역할을 맡으며, MH-60R이 최종 탐지와 타격을 담당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미 해군과 동일한 플랫폼과 전술 체계를 공유함으로써 한·미 연합작전의 상호운용성 역시 질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 해군이 MH-60 계열을 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해상작전헬기 1차 사업 당시에도 내부적으로는 시호크 계열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선택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AW-159였다.
결정적 이유는 가격이었다. 기체 가격과 후속 군수지원 패키지까지 포함한 총사업비에서 차이가 컸고, 결국 '가성비'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작전 반경과 대잠 탐지 능력에서의 제약으로 이어졌고, 이후 추가 사업을 통해 다시 중형급 고성능 헬기를 도입해야 하는 구조를 낳았다. 이번 MH-60R 도입은 그런 점에서 '우회 끝의 회귀', 즉 돌고 돌아 제자리에 온 셈이다.
주변국과 비교하면 이러한 전환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SH-60K/J 계열 헬기를 70대 이상 운용하며 이즈모급과 아타고급 등 주요 전투함에 상시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자체 성능개량을 통해 센서와 데이터링크 성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역시 기존 Z-9C 중심 전력에서 벗어나 Z-20F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055형 구축함과 052D급 구축함과 결합한 원해 대잠작전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제한된 수량과 혼합 기종 운용으로 인해 지속적인 추적과 동시 교전 능력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에 도입되는 MH-60R은 총 12대, 약 1조원 규모다. 그러나 KDX-III Batch-II와 향후 KDDX, 경항모(CVX) 전력까지 감안하면, 이 정도 수량으로는 중장기 함정 탑재 수요를 다 채우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안팎에선 "향후 20~30대 수준까지는 늘려야 한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1990~1999년 도입된 슈퍼링스 계열이 기령 30년대에 접어들면서 단계적 퇴역이 본격화될 경우, 후속 도입이 지연되면 다시 '헬기 전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MH-60R의 첫 배치는 단순한 신규 장비 도입이 아니라, 해군이 '연안 방어형' 전력에서 '원해 기동형' 해군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이날 진해에서 이륙한 2대의 시호크는 숫자로는 작지만, 그런 면에서 상징성과 파장은 결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