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가연 인턴기자 = 키움증권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를 하회하며 약 8년 만의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오늘 국내 증시는 고유가에 따른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실적 모멘텀 업종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일부 회복할 것으로 분석했다.
3월 한 달간 코스피는 지정학적 충격으로 인해 약 15%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7.93배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8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수는 하락했지만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14% 급증한 644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생태계 확산으로 인한 반도체 업황 개선 사이클이 증시의 저평가 환경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실적 전망 상향이 대형 반도체 업종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11.5배 수준으로 지난 2월 말 대비 부담은 낮아졌으나 최근 5년 평균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이익 전망치가 25% 하락한 사례를 근거로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당시와 현재의 매크로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2022년은 강한 긴축 기조 속 경기 하강 국면이었으나 현재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주요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경기 펀더멘털의 기저 동력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유가 100달러 돌파는 국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최 연구원은 유가 수준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유가가 105달러~125달러 수준인 '단기 충격'시 제조업 생산비가 5.4% 상승하며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약 10.2% 하향 조정될 수 있다. 이 경우 PER은 8.83배로 소폭 상승한다. 유가가 120~160달러에 달하는 '중기 충격' 시에는 순이익 전망치가 16.2%까지 꺾이며 PER이 9.47배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향후 증시는 지정학적 불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추가적인 긴축을 유도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특히 1분기 어닝 시즌을 앞둔 현재, 고유가 등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변화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익 전망치가 일부 하향 조정된다고 가정해도,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장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지 않는다면 주요 수출 기업들의 견조한 이익 체력이 지수 하단을 지탱할 것"이라며 "현재는 실적 모멘텀이 확실한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며 저평가 구간의 기회를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oyn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