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최근 다른 매체 사회부 A 기자와 6월 지방선거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적잖이 놀랐다. 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여당에 불리한' 것으로, A 기자는 '여당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내가 취재 현장에서 접한 내용은 이랬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강한 규제가 전세난과 월세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급지 갈아타기'를 시도하던 서울권 실수요자들은 정부의 주택 취득 목적 대출 규제 강화로 계획이 무산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용산구, 노원구 등 자치구에서는 유휴부지에 주택을 최대한으로 공급하겠다는 발상이 자치구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고 기존 구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재개발·재건축을 추진 중인 정비사업장에서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사업이 엎어진다"는 낡은 프레임이 여전히 작동했다.

A 기자가 목격한 현장은 달랐다. 학계에서는 치솟는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주택 구입 시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차입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기 자산이 부족한 사회초년생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 주도 임대주택 확대를 기대했다. 출퇴근 문제로 서울로 이사를 계획 중인 경기권 실수요자들은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풀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의 실거주 1주택자들은 서울 집값만 급등해온 데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했다.
시각차의 이유를 곱씹어보니 답은 간단했다. 내가 현장에서 주로 만났던, '서울에 집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할 여력이 있는 이들'만이 시장 참여자의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 주요 정책 분야에 대한 지지도 조사를 보면 이런 사실은 더 뚜렷해진다. 한국 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정책 지지도는 51%로 지난해 12월 24%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정책 긍정률이 50%를 웃돈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긍정률 최고치인 44%(2017년 8월)를 넘겼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호응을 얻고 '서울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지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가 6·27, 9·7, 10·15 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문 정부 시즌2'라는 시각이 다수였다. 실제로 주택 구입 목적 대출 축소, 규제 지역 확대 등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공공 주도 공급을 지향한다는 큰 틀에서 문 정부와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 우선 이재명 정부는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서 이탈한 후 주식 시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 등록임대주택 제도를 장려했던 문 정부와 달리, 등록임대사업자 규제를 강화해 시장의 매물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 대통령이 직접 엑스(X)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면밀히 점검하는 모습을 보이고, 본인이 보유한 분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다. 문 정부 초기보다 더욱 강력한 메시지로 고위 관료들에게 1주택 원칙을 강조하며, '고위 공직자는 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다주택자만 투기 대상으로 본다'는 비판에서 벗어났다. 50%를 넘는 정책 지지도는 문 정부와의 차별화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반영된 결과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일반가구 2229만4000가구 중 무주택 가구는 961만가구로 43.1%에 달한다. 열 가구 중 네 가구 이상이 집이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 수를 줄여 무주택자에게 매물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성은 타당해 보인다. 물론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가격이 높아 무주택자의 실매수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무주택 가구 규모를 고려하면 다주택자 규제책이 국민 호응을 얻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한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51.2%를 기록했다. 과반수 국민이 시장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단정하며 말을 얹고 싶지 않다. 시장 참여자의 시각은 다양하며 정책은 결과로 증명한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존재하는지, 소수의 성급한 진단보다 다수가 체감한 결과를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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