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자랑스럽다'는 말 꼭 전하고 싶어"
[장충=뉴스핌] 남정훈 기자 = 정규시즌 막판부터 플레이오프까지 '기적 같은 흐름'을 이어온 우리카드가 마지막 문턱에서 아쉽게 무너졌다. 그러나 팀을 이끌어온 박철우 감독대행은 패배 속에서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먼저 전했다.
우리카드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2-3(25-22, 25-22, 18-25, 39-41, 12-15)으로 패했다. 1차전에 이어 또 한 번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이후 세 세트를 연달아 내주는 리버스 스윕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특히 4세트가 뼈아팠다. 우리카드는 한때 17-10까지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체력 저하와 상대의 집중력에 밀리며 점수 차를 좁혀졌고, 결국 듀스 접전 끝에 39-41로 세트를 내줬다.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5세트마저 내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만난 박철우 감독대행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라며 "감독으로서 중심을 잡고 선수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말 잘 싸워줬다. 이런 선수들과 시즌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치열했던 4세트에 대한 심경도 털어놨다. 박 대행은 "벤치에서 지켜보는 입장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선수 때는 내가 해결하면 됐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점이 더 답답했다"라며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며 팀이 분명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평가했다.

상대팀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현대캐피탈은 역시 챔피언다운 팀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을 보여줬고,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는 박철우 대행 체제 아래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정규시즌 막판 14승 4패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준플레이오프까지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박 대행의 정식 감독 선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행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계약을 해야 아는 것 아니겠느냐"며 웃은 뒤 "지금은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시즌을 함께한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마지막 미팅에서도 '너희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박 대행은 "올 시즌 동안 팬분들께 정말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 그 힘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우리 장충 팬들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우리가 팬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