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이 미군의 하르그섬 지상 공격에 대비해 대규모 지뢰를 매설하고 방공망을 증강하는 등 '요새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CNN은 복수의 미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최근 몇 주간 하르그섬 방어를 위해 추가 병력과 방공 무기를 대거 이동시켰으며, 특히 미군 상륙 부대를 겨냥한 덫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정보 보고에 따르면 이란은 미 해병대의 상륙 주정이나 수륙양용 장갑차가 도달할 해안가에 대인 및 대전차 지뢰를 집중 매설했다. 또한, 미군의 공중 지원과 병력 투입을 차단하기 위해 휴대용 지대공 방공 시스템인 '맨패즈(MANPADS)'를 섬 곳곳에 배치해 겹겹의 방어막을 구축했다.
CNN 군사 분석가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 사령관은 "이란인은 매우 영리하고 무자비하다"며 "미군이 영토에 발을 들이는 순간 함정이나 지상군에 최대치의 사상자를 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르그섬 장악 작전의 위험성이 부각되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섬을 점령한다고 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미군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미군은 지난 13일 하르그섬에 한 차례 공습한 바 있다. 스타브리디스는 미군 공습 당시 이 섬에 있는 공중 및 해상 방어 체계 일부가 약화되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 섬은 이란 해안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미군은 여전히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으며, 하르그섬은 뉴욕 맨해튼 면적의 약 3분의 1 크기로 미국이 상륙 작전을 감행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부대를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동맹국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군이 하르그섬을 점령할 경우 이란이 보복의 화살을 걸프 국가들의 기간 시설로 돌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이들은 전쟁 종료 전 이란의 탄도미사일 능력을 완전히 해체하는 데 집중할 것을 미국에 촉구하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적들이 주변국의 지원을 받아 우리 섬을 점령하려 한다는 정보를 알고 있다"며 "선을 넘을 경우 그 배후 국가의 모든 핵심 기반 시설이 가차 없는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군이 하르그섬을 장악하는 지상 상륙작전 대신 해상에서 원유 수출을 원천 차단하는 '해상 봉쇄'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스타브리디스는 "이는 실제로 병력을 상륙시키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