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25% 지나는 물류 허브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본토 공격에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의 입구인 '바브엘만데브(Bab el-Mandeb)' 해협에 새로운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에너지와 물류의 급소를 동시에 타격해 서방 경제를 마비시키겠다는 '더블 초크포인트(Double Chokepoints)' 전략을 공식화한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이란 준관영 타스님 통신은 익명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본토나 부속 도서에 대한 공격이 감행될 경우, 이란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새로운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전선 구축이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나 이란 해군력을 동원해 해당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거나 기뢰를 매설하는 등 실질적인 무력 행사를 통해 서방의 물류 동맥을 끊어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란의 '대리인' 격인 예멘 후티 반군도 즉각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지난 20일 러시아 RIA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모하메드 알부하이티 정치국 위원은 "이란과 레바논 등 '저항의 축' 국가들에 적대적인 행위를 하는 국가의 선박을 대상으로 해협 통행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그는 이번 조치가 모든 선박이 아닌 특정 국가 연계 선박만을 겨냥한 '선별적 타격'이 될 것임을 시사하며 전 세계 공급망을 정교하게 흔들어 미국과 우방국들에만 선택적 타격을 입히겠다는 계산을 내비쳤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전장을 확대하게 되면 세계 경제의 가장 취약한 두 급소가 동시에 타격을 받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에너지 동맥'이며,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유일한 관문으로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25%가 통과하는 '물류 허브'다.
이란 본토와 멀리 떨어진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경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는 사실상 폐쇄된다. 모든 선박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해야 하며, 이는 운항 기간을 2주가량 연장시키고 척당 수십억 원의 비용을 추가 발생시킨다. 이는 곧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지정학적 퍼펙트 스톰을 의미한다.
이번 소식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러드 쿠슈너 주도로 제안한 '한 달 휴전안'에 대해 이란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직후 나왔다.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과 전쟁 피해 보상금 보장 등을 미국 측에 요구하고 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