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이란을 향해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현재보다 훨씬 강도 높은 군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이 이란 측의 거부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대화 압박'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 정권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란을 지금까지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빈말을 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지옥(hell)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점 이후 발생하는 모든 폭력 사태는 이란 정권이 이미 패배했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협상을 거부한 데 따른 결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빗 대변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핵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란 정권도 지금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정부는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개시 이후 이란의 방공망·미사일 기지·해군력을 집중 타격해 자국과 동맹에 대한 위협을 사실상 제거했다고 평가해 왔다.
◆ "협상 상대 밝힐 수 없다"… '15개 항 평화안'엔 선 그어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이란의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새로운 합의를 추진하면서도, 협상 진전이 없다고 판단하자 지난달 28일 대규모 공습을 명령하는 등 군사력을 통한 압박을 병행해 왔다.
레빗 대변인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누구를 상대로, 어떤 채널을 통해 협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함구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협상과 대화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매우 민감한 외교적 논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 언론에 보도된 미국 측 '15개 항 평화안'에 대해서도 "보도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은 부정확하다"며 구체적인 조항을 확인하지 않은 채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 언론과 중동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파키스탄 등 제3국을 통해 이란에 15개 항의 휴전·평화안을 전달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한 상태다. 다만 아랍 중재국 관계자들은 "공식 발언과 달리 이란 측이 비공개 접촉에서는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제안을 경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측이 핵·미사일과 제재 완화, 지역 무장단체 지원 문제에서 최대치 요구를 고수하고 있고, 이란이 과거 두 차례의 외교 시도가 대규모 공습으로 귀결된 전례를 이유로 미국에 깊은 불신을 드러내고 있어 실제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작다는 평가도 나온다.
◆ JD 밴스 부통령 부각… "핵심 협상가"
JD 밴스 미 부통령은 대선 당시 반(反)개입주의 성향을 내세웠지만, 이번 이란 전쟁 국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개입 결정을 지지하면서 핵심 조언자로 부각되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부통령은 대통령의 오른팔로, 외교·안보를 포함한 모든 사안에서 대통령이 가장 먼저 조언을 구하는 인물 중 한 명"이라며 "국가안보팀의 핵심 구성원"이라고 치켜세웠다.
중동 매체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 측에 "특정 인사들에 대해서는 신뢰 부족이 크다"며, 밴스 부통령을 포함한 일부 인물과의 협상을 선호한다는 메시지를 비공식 경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의회 승인 필요 없다"
한편 백악관은 이란 전쟁에 대해 여전히 미 의회의 공식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번 작전은 4∼6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의회의 추가 승인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의회 브리핑은 예우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이 미국에 아주 큰 선물을 줬다"고 말한 발언의 의미를 둘러싸고 추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레빗 대변인은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이 직접 설명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