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협상 중에도 전방위 공습 지속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을 놓고 벼랑 끝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핵시설 해체'라는 고강도 압박 카드를 던졌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주권과 전쟁 배상금'이라는 역조건을 내걸며 맞불을 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내세워 이란 측에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 제안서를 전달했다. 해당 안에는 ▲핵연료 저장고 제거 및 농축 중단 ▲핵시설 해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억제 ▲역내 대리 세력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등이 포함됐으며, 미국은 그 대가로 경제 제재 완화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국영 매체를 통해 세 가지 핵심 휴전 조건을 역으로 제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재공격 방지 보장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 지급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인정 등이다. 이란은 겉으로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제안서를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고위 관료를 인용해 "초기 반응은 부정적이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거부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현재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물리적인 소통의 어려움이다. 파키스탄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란 측 인물들이 모두 공습을 피해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어 통신이 원활하지 않다"며 "언론의 거부 보도와 달리 아직 공식 확인을 받지 못한 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측은 현지 시간으로 오늘 밤 중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양측은 협상 결렬 시 확전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이란 준관영 타스님 통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본토 공격 시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새로운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세계 물류의 또 다른 급소를 장악해 전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역시 최정예 제82공수사단 병력 수천 명을 중동에 급파하기로 했으며 해병대 원정군(MEU)을 실은 상륙강습함도 이달 말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포성은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의 함정 및 잠수함 건조 시설을 포함해 이란 전역에 수차례 공습을 단행하며 "작전은 평소와 다름없이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란 준관영 SNN 통신은 테헤란의 주거 지역이 피격되어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해 민간인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