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신약 임상 성공 후 허가 준비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에스티팜이 올해 들어 잇따라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올리고핵산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입증했다. 수주잔고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들의 신약 후보물질 임상 진전과 상업화에 따른 물량 확대가 기대된다.
23일 에스티팜에 따르면 지난 16일 유럽 소재 제약사와 898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API)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미국 소재 바이오텍과 82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두 번째 대규모 딜이다.

두 계약 모두 회사의 2024년 연결 매출(2737억원) 매출 대비 30% 안팎 수준이다. 유럽 소재 제약사 계약 건은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이자, 이미 상업화된 치료제로 고객사와의 장기 파트너십이 기대된다.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생산 공정이 까다로워 공정 변경 시 허가 절차 등을 다시 거쳐야해 원료 공급사를 쉽게 바꾸기 어렵다.
에스티팜은 최근 대규모 딜로 수주잔고 4635억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에스티팜의 수주잔고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초기 프로젝트 증가와 상업화 단계 물량 증가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임상 단계에 있던 고객사들의 파이프라인이 상업화되거나 적응증을 확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제론의 혈액암 치료제 '라이텔로'다. 해당 치료제는 지난 2024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업화 승인을 받았으며 골수섬유증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노바티스의 고지혈증 치료제 '렉비오' 또한 에스티팜이 초기 개발 단계부터 임상용 올리고핵산 원료를 공급한 약물 중 하나다. 렉비오는 지난해 8월 FDA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유럽과 중국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중국 국가급여의약품목록(NRDL)에 등재되며 에스티팜의 호재 기대감이 나왔다.
에스티팜은 아이오니스의 킬로미크론혈증 치료제 '올레자르센'의 핵심 원료도 독접 공급하고 있다. 해당 치료제 역시 임상 개발 단계부터 원료의약품을 공급했으며, 지난 2024년 FDA 승인을 받았다.
개발 단계에서 확보한 고객사 수주가 상업화로 이어지는 사례가 축적되면서, 임상 초기 단계 고객사 유입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최근 임상 초기 단계 물질의 수주가 증가하며 에스티팜의 수주잔고는 6000억원 돌파를 눈 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팜 고객사로 추정되는 주요 신약 후보들의 상업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상업화 물량 공급 확대에 따른 수혜와 실적 성장 기대감도 크다.
회사가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바티스의 심혈관 치료제 '펠라카르센'은 현재 임상 3상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 중 상업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펠라카르센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Lp(a)(리포단백질 에이) 합성을 차단하는 기전의 간 표적 RNA 치료제로, 심혈관 질환의 독립 위험 인자인 Lp(a)만을 직접·선택적으로 겨냥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아이오니스가 공동 개발 중인 B형 간염 치료제 '베피로비르센'도 에스티팜이 단독으로 원료를 공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약물은 지난 1월 임상 3상에 성공했으며 올 1분기 중으로 허가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티팜이 원료를 공급한 아이오니스의 유전성 혈관부종 치료제 '도니달로센' 또한 임상 3상 성공 후 지난해와 올 초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은 상태로, 상업화 물량 확대가 기대된다.
에스티팜은 "CDMO 사업은 약물 개발사와 마찬가지로 여러 개발단계에 좋은 원료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갖춰 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물질 후보가 있어야 약물의 성공과 함께 원료의약품 비즈니스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