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율 상향 불가피"…매물 유도 정책 지속될 듯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이 예고되면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비롯한 상급지의 세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5개년 로드맵'을 통해 현재 69% 수준인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보유세 인상을 통한 매물 유도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맞물려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병행될 경우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들의 '절세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비거주 고가주택이나 고령자·다주택자 보유 물건을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확대되면, 서울 전역에서 매물 적체가 심화되며 가격 흐름도 점진적인 하향 안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 현실화율 로드맵 재가동…상급지 보유세 부담 확대 불가피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에 따른 내년도 보유세 부담 증가로 집주인들의 매도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향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되,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큰 방향은 시세 반영률을 높여 '조세 정상화'를 추진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약 69% 수준으로, 과거 로드맵에서 제시된 최종 목표치인 90%에 크게 못 미친다. 이에 따라 향후 로드맵에서는 매년 시장 상황에 따라 1~2%포인트(p)씩 점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시세 상승 폭이 컸던 강남권 주요 단지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 폭도 두드러지고 있다. 현실화율까지 추가로 오를 경우 강남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가 수천만 원 단위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공시가격은 지난해 34억3600만원에서 올해 45억6900만원으로 33.0% 오르면서 보유세는 1829만원(재산세 746만원·종부세 1083만원)에서 2855만원(재산세 947만원·종부세 1908만원)으로 56.1%(1026만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북구 미아동 두산위브 트레지움 전용 84㎡도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7.8% 상승했지만, 올해 보유세는 69만원으로 전년(65만원) 대비 7.2%(4만원)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동시에 조정될 경우 '사실상 증세' 효과가 발생하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집주인들에게는 보유보다 매도가 유리한 선택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령자나 다주택자,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현실화율 상향 불가피"…매물 유도 정책 지속될 듯
시장에서는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실화율은 과거 목표 수준에 근접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방선거 등 변수는 있지만 큰 방향에서는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나 다주택자의 경우 세 부담 증가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특히 고가 주택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만 전체 시장에서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 비율을 조금씩이라도 높이는 방향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대출·세제 완화보다는 수요 억제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물 유도를 위한 정책이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입주 물량 부족과 전월세 가격 상승 등 구조적 요인이 있는 만큼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정책에 따라 일정 수준 공급 효과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에 이어 상급지 실거주·비거주 고가 주택까지 시장에 추가로 공급될 경우 강남권을 포함한 서울 전역에서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가격 흐름이 단기 조정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우하향 곡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 부담이 임계 수준을 넘어서면 버티기보다 매도로 돌아서는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며 "금리 변수와 맞물리겠지만 상급지 중심으로 매물 증가 압력이 점진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