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급지 갈아타기 매도 움직임 가속
6%대 오른 중하위 지역 매력적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올해 서울 핵심 지역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가중됐다. 업계에선 당장의 세금 인상과 더불어 내년도 세금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강남권과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요 지역 아파트 보유세 급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약 1585만가구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과 비교해 평균 9.16% 올랐다. 이번 수치는 서울 내 일부 핵심 지역에서 나타난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분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국 평균치인 9.16%를 뛰어넘는 오름세를 기록한 시·도는 서울(18.67%)이 유일하다.
고가 아파트가 촘촘히 밀집해 있는 강남3구(강남·송파·서초구)의 상승률은 24.7%를 기록했다. 성동구, 용산구 등 한강에 인접한 한강벨트 자치구의 상승률 역시 23.13%로 치솟았다. 이들 핵심 지역을 제외한 그 외 자치구의 상승률은 6.93%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서울 상급지를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의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 "강남·한강벨트 세 부담 껑충…호가 낮춘 매물 늘어날 것"
공시가격 인상이 직접적인 조세 부담으로 이어져 매도 심리를 자극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 기준이 되므로 세 부담이 확대되고, 건강보험료 등 가계 부담 증가로 직결된다"며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압박이 가해지며 매물은 늘고 거래는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역시 "강남3구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올라 보유세 부담이 커졌다"며 "결국 더 빨리 매도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매물 가격을 더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급지의 매물 출회 현상이 주변으로 번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는 물론 마포, 용산, 성동 등 한강 인접 중상급지의 보유세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며 "현재 강남권 위주로 나타나는 고령 1주택자의 매물 출회 현상이 갈아타기 수요와 맞물려 한강벨트 등 인접 주요 자치구로 확산해 매물 증가가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당장 낼 세금보다 내년이 더 무섭다"…커지는 정책 불확실성
일각에서는 당장의 세 부담 상승보다 내년 부동산 세금 정책의 불확실성이 다주택자들의 매도를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라는 지적도 고개를 든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올해 현실화율이 69%로 동결돼 시세 변동분만 반영됐기 때문에 집값이 오른 곳의 종부세가 늘어나는 것은 다들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면서도 "문제는 정부의 보유세 정책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이 다주택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올해 집값이 안정되더라도 내년에 현실화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또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현재 급매물로 집을 처분하는 이들은 바로 이 내년도 보유세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 역시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이 끝난 뒤 세금과 금융 등을 아우르는 종합 규제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부동산 시장은 불확실성에 따라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시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서울 외곽 및 중하위 지역은 상급지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남 연구원은 "공시가격 변동이 6.93% 수준에 그친 그 외 자치구는 보유세 부담이 전년과 유사할 전망"이라며 "상급지는 세금 부담과 진입 장벽이 높아졌지만, 중하위 지역은 가격 저항과 세금 부담이 적어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단기간에 가격이 상승한 일부 중하위 지역의 경우 가격 부담에 따라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져 숨 고르기를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