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체제가 확정될 때까지 잠정 무역 협정 서명을 보류하기로 했다. 미국과 무역 협정의 최종안 확정을 남겨두고 협상을 연기한 가운데, 미국의 관세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관망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16일 인도 비즈니스 스탠다드(BS)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도와 미국 간 무역 협정은 당초 3월에 체결될 예정이었지만, 당시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이었다"며 "현재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매기고 있는 미국은 글로벌 관세 체계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그 경로를 확정하고 새로운 체계를 구축한 시점이 (잠정) 무역 협정에 서명할 적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와 미국은 1년 여의 오랜 협상 끝에 지난달 2일 무역 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인도와의 무역 협상 합의를 발표한 뒤 처음으로 공개한 합의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대부분의 인도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50%에서 18%로 인하하기로 했고,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무역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도 인도와 미국이 3월 중순까지 무역 협정의 첫 번째 단계에 공식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7일에는 양국 공동 성명이 발표됐다. 성명에는 "양국이 관세 인하 및 경제 협력 심화 등을 골자로 한 잠정적 무역 협정 프레임워크(틀)에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보름 뒤, 인도 협상 대표단의 미국 방문 연기 소식이 전해졌다. 인도 대표단은 당초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워싱턴에서 미국 대표단과 회담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연방대법원이 인도 대표단의 미국 방문 3일 전인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국가별 상호 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양국 간 협상 일정이 변경됐다.

인도 상공부 관계자는 방미 일정이 연기된 것에 대해 "양측(인도와 미국)은 인도 수석 협상 대표단의 방문이 최근 상황과 그 의미를 평가할 시간을 가진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회담은 상호 편리한 날짜로 다시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법적 구조를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이 일시 중단되었다"며 "무역 협정의 윤곽을 다시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와 미국은 현재 비관세 장벽 및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미국 관세와 관련된 최종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인도 정부는 미국이 인도에 대해 시작한 무역법 301조 조사의 법적 의미를 검토 중이다.
미국은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호 관세'가 무효화된 뒤 이를 대체할 관세 도입을 위해 자국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과잉 생산,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주 한·중·일과 인도를 포함한 60개국을 대상으로 강제 노동 관련 조사를 시작한 데 이어, 마찬가지로 한·중·일과 인도를 포함한 16개국을 대상으로 제조업 과잉 생산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인도 상공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2월 대미 수출액은 68억 9000만 달러(약 10조 2585억 원)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것이지만, 현 회계연도(2025/26 회계연도, 2025년 4월~2026년 3월) 11개월 동안(2025년 4월~2026년 2월)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792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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