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체질 개선에도 판가 협상 변수 부상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의 여파가 디스플레이 업계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TV·가전·스마트폰 등 완제품 업체들이 메모리 비용 부담을 흡수하기 어려워지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단가에 대한 조정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와 달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이어온 디스플레이 업계는 '칩플레이션(반도체 칩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의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 칩플레이션, 패널 협상 테이블로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TV·IT 완제품 업체들은 최근 부품사들과의 연간 단가 협상 과정에서 가격 인하 또는 인상 최소화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체 제조 원가가 빠르게 상승하자, 상대적으로 조정 여지가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 단가를 통해 부담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1%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기능 확대와 고용량 탑재 추세가 맞물리면서 스마트폰과 TV, PC 등 완제품 내 메모리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로 완제품 가격을 무리하게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가 상승 압박이 다른 부품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OLED 체질 개선에도 부담 변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최근 수년간 액정표시장치(LCD) 중심 구조에서 OLED 중심 구조로 전환하며 수익 체질을 개선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9조8000억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어갔다. 중소형 OLED 제품 믹스 개선과 주요 고객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매출 25조8101억원, 영업이익 5170억원으로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소형 OLED 비중 확대와 대형 OLED 수익성 안정화, 원가 구조 개선이 실적 반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처럼 OLED 중심 체질 개선 효과가 가시화된 상황이지만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은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고, 패널 판가 압력도 존재한다"며 "과거 어느 해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의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수요 변동 및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영향도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 보급형 확대…평균판매단가 하락 우려
업계에서는 상반기 패널 가격 협상에서 인하 압박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TV 한 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 중 디스플레이 비중이 크기 때문에, 완제품 업체로서는 패널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원가를 낮추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부 TV 업체들은 가격이 낮은 보급형 OLED 패널 채택을 늘리고 있다. 프리미엄 TV 이미지는 유지하되, 부품 단가를 낮춰 전체 제조 원가를 줄이려는 전략이다. 다만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디스플레이 업체 입장에서는 평균판매단가가 낮아져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급등분을 완제품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후방 부품사로 부담이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