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시장 전망치 상회 가능성 주목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를 앞둔 가운데, 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대에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고, 범용 D램 가격 급등이 겹치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서프라이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9조2173억 원, 영업이익 16조4545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 153.4% 증가한 수치다.
다만 최근 들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IBK증권은 영업이익을 21조7460억 원으로 제시했고, 다올투자증권도 20조4000억 원을 예상했다. 현대차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19조 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모두 삼성전자가 2018년 3분기에 기록한 분기 최대 영업이익(17조57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 범용 D램 가격 급등, 캐파 1위의 힘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범용 D램 가격 상승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말 9.3달러를 기록했다. 2024년 말 1.35달러와 비교하면 1년 새 7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선단공정이 재편되며 범용 D램 생산능력(캐파)이 줄어든 상태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빅3 가운데 가장 큰 캐파을 보유한 만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경쟁사보다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익성 지표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D램 영업이익률은 50%를 넘어서고, 낸드 부문도 2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 HBM4·차세대 메모리도 순항
차세대 AI 반도체 사업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올해 하반기 차세대 AI 가속기 양산 일정에 맞춰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가 독자 표준을 추진 중인 LPDDR 기반 차세대 D램 모듈 '소캠(SOCAMM)2' 샘플을 경쟁사보다 먼저 공급하며 기술 신뢰도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0% 중반대에서 올해 30%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와의 격차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시스템 반도체도 바닥 통과 기대
그동안 적자 폭이 컸던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에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AMD의 2나노 공정 수주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칩 설계 부문에서는 엑시노스2600의 갤럭시 S 시리즈 재탑재, 엑시노스 오토의 BMW 공급 등 가시적인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등에 시스템 반도체 정상화까지 더해질 경우 실적 개선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연간 기준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D램 가격 상승과 HBM 출하 증가로 100조 원에 근접하며 전년 대비 129%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ji01@newspim.com












